매일신문

"삼국사기의 약랑은 진한이다"

삼국사기 초기기록에 보이는 '낙랑'은 한사군의 낙랑이 아니라 진한이라는새로운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강종훈씨(서울대 강사)는 오는 14~15일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삼한시대'를 주제로 열릴 한국고대사연구회 합동토론회에 제출한 논문('삼국사기 초기기록에 보이는 낙랑의 실체-진한연맹체의 공간적 범위와 관련하여')에서 이같이주장, 진한의 공간적 범위가 이제까지 알려진 소백산맥 남쪽이 아니라 한강중류까지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와 백제본기의 초기 기록에는 의외로 '진한'이라는 기록은잘 보이지 않는데 반해 전혀 의외의 세력인 '낙랑'이 신라에서 대단히 가까운 위치에 존재한 것처럼 나타나고 있다.

신라본기에는 '낙랑이 한반도 동남부의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신라를 몇차례나 침입했는데 신라 내부의 동향을 대단히 잘 아는 이웃 세력', 백제본기에는 '백제의 동쪽에 자리잡은 낙랑이 백제를 위협하는 적대세력'이라고언급돼 한사군이 한반도 서북부에 설치했다는 낙랑의 위치와는 반대 방향임을 알 수 있다.

강씨는 "사기 초기기록에 나오는 낙랑은 거의 대부분 한사군의 낙랑과는 관계없고 어떤 사유에 의해 진한이 개칭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개칭된 근거는초기 신라가 진한의 한 소국에 불과했던 사실과는 무관하게 후대인들이 '진한=신라'라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어 진한이 신라를 침략했던 기사를 납득하기 어려워 진한을 낙랑으로 개칭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계 사서인 '삼국지'는 진한과 낙랑이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고 전하며, '삼국지위지동이전'에는 '진한인 스스로가 낙랑인을 자신들의 잔여무리라고 불렀다'는 기록도 있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의 낙랑은 한사군의 낙랑군을 일컫는다.

강씨는 삼국사기 초기기록의 낙랑이 진한이라면 진한연맹체의 공간적 범위는이미 알려졌듯이 소백산맥 이남이 아니며 1세기 전반에는 소백산맥 이북의한강 중상류지역(경기도 동부, 강원도 서남부, 충북일원)까지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진한연맹체의 북쪽 경계는 백제와 말갈의 세력 경쟁에 따라 변경되는데 3세기 후반~4세기 전반에는 소백산맥 이남으로 축소되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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