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풍-물과의 전쟁

계속되는 가뭄에 물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한 남부지방의 가뭄에 움쩍도 않던 정부가 새해들어 전국적인 기갈로 확산되자 부산해졌다. 대통령이하 정부고위층이 움직이고 정쟁만 일삼던 선량들도 한해지역을둘러보며 생색을 내고 있다.*이제야 대책 부산*

우리국민들은 예부터 물의 고마움을 너무나 몰랐다. 돈을 헤프게 쓰는 사람을 보고 '물쓰듯 한다'고 했듯이 물을 마구 대해왔다. 그결과 지금에와서는 강과 바다가 오수로 뒤덮였으며 맑은물은 희귀할 정도가 됐다. 극심한 한해도 우리들이 물을 너무나 학대한 죄값을 치르는지도 모른다.그리스 최초의 철학자인 탈레스가 말했듯 '물은 모든것의 근원' 이며 생명체의 원천이다. 물이 없으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으며 살아갈수도 없다.인류문명이 물가에서 싹텄으며 산업발전도 물이 원동력이다. 따라서 물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분쟁도 잦았다. 국제적인 물전쟁으로는 시리아 요르단 이스라엘 세나라를 가로지르는 요르단강의 수리권을 둘러싼 분쟁과 이란 ·이라크의 7년전쟁도 내막적으로는 물의 확보를 둘러싼 분쟁이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도 갠지스강의 물사용량 배분으로 심각하게 다투고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라플라타강 사용으로 대립하고 있으며 터키와 시리아는 유프라테스강물사용에, 미국과 캐나다는 캐나다의 온타리오지방의 호수물 사용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

*국제 물분쟁도 잦아*

생사의 갈림길인 전쟁에서도 물과 얽힌 일화가 많다. 거의 전세계를 지배했던 알렉산더대왕이 대군을 이끌고 페르시아사막을 건널때였다. 찌는듯한 햇볕아래서 5일간 강행군을 계속했으나 오아시스는 찾을 수 없었다. 목마름을못견딘 대군이 사막에 주저앉았다. 이때 근위병 한명이 사방을 뒤져 철모 반쯤의 물을 구해와 대왕에게 바쳤다. 모든 병사들이 대왕이 받아든 물에 시선이 집중됐다. 그러나 대왕은 물을 마시지 않고 모래에 쏟아부으면서 "목마른 사람은 나뿐이 아니다. 목말라죽게 되면 우리 모두 같이 죽자"고 외치자이에 감복한 병사들이 모두 일어나 무사히 사막을 횡단했다고 한다.최근의 걸프전쟁에서도 이라크의 후세인대통령이 전쟁에서 손을 떼게한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물이었다. 최전선에 배치된 병사들이 "보급은 그만두더라도 제발 물을, 목말라 죽을것 같다"는 보고가 여단사령부를 거쳐 대통령에게 전해진 다음날 대통령은 쿠웨이트에서 철수했다고 한다.이와같이 물은 인류가 살아가는 과정에서도 필수불가결하고 중요하다. 선각자들은 물을 다스리는 일을 국가존립의 기초로 여겼으며 이를 실천해왔다.근래 와서 산업화에 밀려 물관리를 소홀히해 있는 물조차 오염돼 사수마저귀하다.

정부가 막대한 한해대책비를 풀어 일선행정기관에서는 물찾기를 위한 독려가시작됐다. 일부시군에서는 농민들에게 "돈걱정은 말고 무조건 물을 찾아라"고 지시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행정이 아닌, 위에서 지시하니무조건 따른다는 안이한 대처이다. 단견 한해대책이 잘못하면 지하수도 영원히 사용못하는 결과를 빚을까 걱정이다. 단비라도 내리면 사후관리를 곧 팽개칠 것이다. 돈들여 개발한 지하수가 자칫 땅밑의 모든 물을 못쓰게 할 것이다.

*단견 한해대책 우려*

물관리는 진작부터 했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과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위에서 다그친다고 마구잡이 실적위주로 할 것이 아니라 먼 장래를 내다보면서 한해대책을 해야겠다. 계속되는 가뭄에 돈타령만하던 일선행정기관이 돈이 내려오자 마구잡이 한해대책사업을 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돈을 아끼면서 대한에도 견딜수 있는 항구대책이 요구된다. 서둘러판 우물이 쉽게마르듯이 서두른 대책은 부실하기 쉽다.

〈본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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