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나백화점 부도배경

본점보다 다섯배나 큰 백화점을 인수하려던 하나백화점의 화려한 꿈이 한달만에 부도로 막을 내렸다.지난 2월 '하나백화점 구미다모아쇼핑 인수'가 알려지자 유통업계는 '무리수를 두는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했다. 결국 이러한 우려가 부도로이어지자 업계는 유통 경영경험이 많지않은 30대 중반의 사업가가 벌인 무리한 확장과 다모아 인수과정의 미숙함을 부도 원인으로 분석하고있다.백화점 내부에서도 다모아 인수에 반대하는 이들이 많았으나 김영찬 사장(35)이 강행, 회장인 아버지 김사현씨(71)가 팔달아케이드로 부터 키워온 하나백화점의 셔터를 내리게 만든것이다.

'다모아를 먹으려다 하나까지 잃은' 원인은 김사장이 3백10억원에 다모아를 인수하면서 보여준 악수에서 잘 드러난다. '전 다모아 사장 오모씨가 발행한 당좌금액 30억원을 해결해주면 가압류상태를 완전히 풀어준다'는 조건으로 김사장은 돈을 건넸으나 오사장이 돈만 챙기고 후속조치를 외면했다는것이 백화점측의 주장.

또 부도기업인수의 철칙인 '가압류를 푼후 자금결제'를 무시하고 가압류상태를 풀기도전에 분양자나 수수료 매장주에게 40여억원의 어음을 돌린것이부도를 불렀다.결국 어음은 되돌아오는데 가압류된 다모아를 담보로 한 은행융자가 막히면서 부도가 난것이다.

한편 지역의 1백여개업체가 넘는 납품업자들은 앞으로 상당기간 자금압박을예상하면서 연쇄부도를 우려,부도는 더욱더 큰 파고를 예고하고있다.특히 숙녀의류와 안경 귀금속등 잡화와 식품에 지역납품업자들의 임대료와 판매액등줄잡아 50억원 정도가 걸려있어 지역업체의 타격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더구나 3개 슈퍼점도 문을 닫아 그 파장은 더욱 커지게 됐다.또 많게는 5천만~2천만원까지 판매조로 어음을 받았던 대구의 20개 숙녀브랜드들도 타격이 크다.

대구의 20개 숙녀브랜드들은 부도사실이 알려진 13일 밤 일부 납품업자들이물건을 빼내려고 시도하다 백화점과 거친 실랑이를 벌였으며, 14일 낮 12시가 지나면서 백화점 전매장이 술렁대기 시작,2시 이후부터 매장주인들의 물건 빼내기 작업으로 백화점은 북새통이 됐다.하나백화점측은 " 물건은 거의다 납품업자들이 가져갔으며 채권단이 구성되면 무리없이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하나백화점의 사장과 회장은 서울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하나'는 93년 팔달쇼핑에서 명칭을 변경했으며 지상 4층 연건평 1천5백평으로직원은 2백명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액은 3백5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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