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원예고 이사장 살해범은 장남

덕원예고 이사장 김형진씨(72) 피살사건은 대학교수인 큰아들이 빚청산을 위해 아버지의 재산을 빨리 상속받으려고 저지른 패륜범행인 것으로 경찰수사결과 밝혀져 지난해 한약업사 부모를 살해한 박한상군 사건에 이어 다시 충격을 주고있다.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성동경찰서는 사건발생 1주일째인 20일 숨진 김씨의 큰아들 성복씨(42.ㅅ대 경제학과 교수)를 소환, 철야조사한 결과 김씨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존속살인혐의로 긴급구속했다.

경찰은 성복씨가 청계천에서 구입해 범행에 사용한 공군 파일럿복과 검은색모자, 목장갑, 흰운동화, 마스크, 25㎝ 길이의 과도를 종로 6가 한덕빌딩 부근하수도와 쓰레기 적치장등에서 확보했다.

경찰은 숨진 김씨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된 18일밤 성복씨를 포함, 가족들을상대로 조사를 벌인 뒤 일단 19일 귀가시켰다 20일 오전 4시 재소환, 추궁끝에 이날 오전6시30분께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은 성복씨가 지분 40%를 소유, 실질적으로 운영해오던 '해강농수산'이20억원의 부채로 심한 자금압박을 받고있는 상황에서 만기가 도래된 2억6천만원의 어음이 돌아오게 되자 부도를 우려, 아버지 김씨를 살해하고 아버지의 재산권을 행사, 부채를 갚기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성복씨의 방에서 의학서적과 추리소설, 일본인이 쓴 '상속자'라는 소설등이 발견된 점에 비춰 오래전부터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으로 보고있다.

성복씨는 범행을 위해 지난 12일 청계천 노점상에서 범행도구를 미리 구입,자신의 승용차에 싣고 다니며 범행기회를 엿봤으나 대상이 아버지라는 점때문에 범행당일인 14일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에 따르면 성복씨는 범행당일인 지난 14일 오후 6시부터 11시 7분까지자신의 집이 위치한 중구 신당동 로터리부근 횟집등에서 어모교수등 동료교수 3명과 함께 술을 마시다 "집에 잠깐 가서 옷을 갈아입고 다시 오겠다"며빠져나온뒤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성복씨는 이때 집부근 덕암빌딩 주차장에 주차해놓은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에서공군 파일럿 작업복과 과도등이 들어있는 검은색 스포츠용 가방을 들고집으로 들어갔다.

성복씨는 당시 외부인의 침입으로 위장하기 위해 계단으로 통하는 5층 철문을미리 준비한 열쇠로 열어놓았다.

성복씨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 뒤 가방에서 운동화를 꺼내 신고 장갑을 낀뒤 자기방 창문을 열고 베란다 쪽으로 넘어가 아버지가 잠을 자고 있는 안방화장실 창문을 떼어내 침입할 준비를 하고 다시 자기방으로 와서 거실에 있는 어머니 김은옥씨(62)의 동태를 살핀 다음 목욕을 가장하기위해 물을 틀어놓은 뒤 준비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마스크를 착용했다.

성복씨는 이어 다시 창문을 넘어 베란다쪽으로 걸어가 미리 떼어놓은 안방화장실 창문을 넘어 화장실로 침입,안방에서 화장실로 들어가는 문을 열고아버지가 잠이 든 것을 확인한 뒤 밤11시 22분께 방안으로 들어가 옆으로 누워자는 아버지의 목을 찔러 살해했다.

범행후 목욕탕 창문을 통해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범행당시 입었던 파일럿복을벗고 스포츠용 가방에 다시 담은 성복씨는 어머니가 "아범아 큰일났다"라고 소리치자 가방을 든채 112신고를 하러 이 건물 1층을 통해 함께 술을 마시던 동료교수들이 기다리고 있던 인근 호프집에 갔다는 것.성복씨는 호프집앞에 이르자 동료 어교수의 그랜저승용차 뒷바퀴 공간에 가방을숨긴 뒤 호프집으로 들어가 동료교수들에게 "(아버지가) 강도를 당했다"고 거짓말을 둘러댔다.

성복씨는 아버지의 시신이 옮겨진 서울대병원으로 가야한다며 어교수로부터자동차키를 받아 나간 뒤 차 뒷바퀴 빈 공간에 숨겨놓았던 가방을 차 트렁크에 옮겨싣고 차를 몰아 서울대병원으로 직행, 10여분간 머물면서 아버지가완전히 숨졌는지여부를 확인했다.

성복씨는 이어 범행에 사용한 흉기등을 버릴 곳을 찾다 종로 6가 한덕빌딩으로가 빌딩경비원이 한눈을 파는 사이 과도는 인근 하수구에 버리고 피묻은공군파일럿복이 든 가방은 쓰레기 적치장에 각각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어머니와 가족등을 상대로 끈질기게 설득,가족들로부터 큰아들이 이상하고 사고를 낼 것 같으니 빨리 집으로 와달라는 연락을 받고 출동,조사한결과 성복씨가 처음에는 마스크를 쓴 공범이 했다고 진술하다가 계속추궁하자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