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피는 죄를 지은 사람들의 가장 안전한 피신 방법이다.도피처로는 미국이 단연 으뜸이다. 불심검문도 없고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떵떵거리며 살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지난 3년동안 억대 이상 큰 돈을 떼어먹거나 거액의 부도수표를 발행하고 해외로 도주한 경계사범은 모두 55명, 그중 35명이 이곳 미국으로 도피했다.이 가운데는 5백억원이 넘는 돈을 떼먹은 사기범이 둘이나 있고 공문서위조로 무려 1천4백억원을 챙긴 '대도'도 있다. 35명이 축낸 남의 돈은 어림잡아모두 4천억원에 이른다.
경제사범으로 수배된 범인들이 미국에 물려드는 것은 한-미간에 아직 범인인도협정이 없어 체포되거나 송환될 염려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재미 한국공관들도 미국 법과 외교상의 관행을 존중하다보면 도피범을 추적할 방법이 없다. 그러니 한국인 범법자에게 미국은 '성역'이다.
사각지대다 보니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범인을 잡으려다 엉뚱한 일도 벌어진다. 며칠전 샌디에이고에 숨어 살고 있는 한 도피범 집을 덮친 한인 '해결사'들이 범인의 아내를 불법 감금한 혐의로 미국 경찰에 체포된 것도 바로 이런 경우다.
이기우씨(44·전주거산건설대표)가 전주에서 아파트 분양금으로 4백12명에게서 받은 돈과 은행 융자금 그리고 사채등 2백54억원을 떼어먹고 미국으로 도망가 살다가 채권자들이 보낸 행동대원들에게 덜미가 잡힌 것이다.미국의 너그러운 난민보호법 혜택으로 얼마전까지 해마다 10만명 가량의 피난민이 40여개국에서 미국에 들어와 정착했다.
그러나 냉전구도가 깨지면서 미국의 난민대책이 달라졌다. 대부분 사람들이정치적 탄압을 피해서라기 보다는 더 잘살기위해 탈출하기 때문이다. 보트피플로 알려진 베트남인 10만명이 지금 세계 여러나라에서 수용소 생활을 하면서 그들을 받아 줄 나라를 찾고 있다. 미국이 안받아 주니까 발이 묶여있다.
범죄자 도피처로서의 성역이라는 악명이 미국의 관대한 전통에 오점을 남길가 두렵다. 이러다간 혹시 미국을 도둑놈 천국으로 착각하는 사람들 마저 생길지도 모르겠다. 〈LA·이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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