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가사실습하는 남학생

며칠전 신문에 남자 중학생의 가사실습하는 장면이 사진으로 크게 보도되었다. 머리 수건을 쓴 1학년 학생의 진지한 태도가 이채로워 이를 본 독자가다소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이를 본 학부모 한 분이 당장 그 학교 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교장선생님, 아이들 공부는 안 가르치고 쓸데없는 가사 실습이나 해서 되겠습니까?"

난감해진 교장은 금년부터 교육과정이 기술·산업 과목을 일주일에 3시간씩가르치게 되었다는 것과 남자를 부엌으로 몰어넣는 것이 아니라 식(식)생활,의(의)생활, 주(주)생활을 이해하고 함께 참여케 하는 교육을 한다고 누누이설명을 했다. 그러나 그 학부모는 성이 풀리지 않아 그러잖아도 요새 주부들이 콧대가 높아 아침밥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데 이러다가는 저녁까지 못얻어먹게되었다고 푸념을 했다.

여기서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근본적인 사고의 틀이 전진의 물결을 타고 있는가, 고여있는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가를 살펴 보아야 하겠다. 역사는 빈부(빈부), 반상(반상), 남녀(남녀)의 차별을 해소하는 쪽으로 흘러왔고 지금도더 완벽한 평등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 흐름은 아주 빠르게 진행한다. 10년전만 하더라도 여자가 운전하는 것을곱게 보지 않았는데 지금은 어떤가. 앞으로 10년뒤 남자가 부엌에서 일손을거든다고 누가 흉을 보겠는가.

요새 아이들은 거리낌없이(아주 재미있게) 가사 실습을 하는데 어른이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안된다고 할때 진보의 물결은 파도를 일으키지 않을 수없게 될 것이다.

견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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