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경수로 '미국형'들먹

북-미간 경수로 회담에서 평양측이 '한국표준형'수용을 거부, 제네바 협정이파국 위기에 처한 이때에 미국의 경수로 제작사인 웨스팅하우스가 북한에 자사제품을 공급하기위해 로비를 시도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웨스팅하우스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느정도 북한측과 접촉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회사가 자사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움직임보였다'는 것이다.처음 웨스팅하우스사가 북한에 경수로를 공급하기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달 16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17일 미국의 워싱턴타임스가 이와관련된 내용을 보도하면서 부터이다.

당시 두신문은 "미국 정부가 한국표준형 경수로에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이름을 빌려 북한측에 공급하려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특히 워싱턴타임스지는웨스팅하우스사가 '국무부와 접촉'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얘기는 한동안 주춤했으나 최근 베를린회담이 결렬되고 한국정부가 미국과 북한의 태도에 큰 불만을 품고 있는 것과 함께 웨스팅하우스가 북한을 사실상 배후에서 부추겨 한국형 대신 미국형을 수용하도록 한다는 사실이 다시제기돼 뭔가 미국의 속셈이 따로 있는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같은 웨스팅하우스의 음모가 감지된 것은 지난해 12월이후 잇단 북-미회담에서 북한측이 미 웨스팅하우스사만이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용어를 사용하는등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한국측 전문가들로부터 의혹을 받은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웨스팅하우스사 대북로비설을 서울측이 미국에 서운함을 전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흘렸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웨스팅하우스사 대변인은 "말도 안된다. 국제사회가 추진하는 일에 우리가관여할수 있느냐. 누굴 모함하려는 얘기냐"며 펄쩍 뛰고 있지만 익명의 워싱턴 한 외교소식통은 "그들이 최근까지 북한에 경수로를 공급하기위해 움직인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웨스팅하우스사는 왜 그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까. 그것은 당연히 수십억달러나 되는 경수로 건설공사는 물론 향후 대북진출을 노릴수 있고 적어도 한국과 공동참여도 생각해 볼수 있기때문이다.

그런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웨스팅하우스사의 움직임은 '한국형'과 '미국형'의 노형(노형)이 달라 한국으로서는 도저히 수용할수 없다고 보고 있다. 즉CE-40형인 한국표준형과 미웨스팅하우스사 모델은 부분적으로 혼합할수 없어만일 북한이 웨스팅사 모델을 채택할 경우 한국은 물주노릇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기술적으로 믿을수 없어 불안하다"는 이유로 한국형을 거부하는 것은 결국 미국회사를 끌여들여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보려는 고도의 정치적술수에서 비롯된 것임이 틀림이 없다.

하지만 국민의 74%가 "한국형이 아니면 북한에 경수로 건설경비를 지원할수없다"고 하는 현실적인 벽이 있고 더 이상 양보를 할수 없다는 한국 정부의의지가 분명한 만큼 '한국형'이외 여하의 타협안도 있을수 없다는게 워싱턴의 시각이다. 〈워싱턴·정서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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