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미국인학교 취학추태〉

대구지역의 일부 지도층과 부유층에서 초중등교육과정의 자녀들을 미군부대내 외국인학교에 취학시켜놓고 거액의 기부금까지 내고있다는 보도는 우리사회의 치부를 보는듯한 수치감과 불쾌감을 느끼게한다. 미군부대학교의 한국인학부모중에 교수·의사등 사회지도계층까지 끼어있다는 것은 정말 한심한노릇이 아닐수 없다. 자기의 자녀를 국민학교와 중고교과정서부터 한국어와한국역사는 가르치지 않고 영어와 미국역사만 가르쳐 미국유학을 보내겠다는의식을 가졌다면 이들은 과연 어느나라 사람인가. 또 이들이 교육을 통해 길러내려는 자녀의 모습은 한국인이기를 기대하는가 아니면 외국인이기를 기대하는가. 이들이 내는 거액의 기부금이 미국인학교 미국 학생들의 무상교육을위해 쓰여지고 있다는 것은 이 땅에서 돈을 벌어 외국인의 교육을 위해 지출해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는지 묻고 싶다.물론 국제화·세계화를 서둘러야하는 지구촌시대에 영어권국가의 문물을 빨리 습득할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우리의 교육현실이 아직도 이같은 시대적 요청을 수용하기엔 여건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사실이다. 그러나 세계화한다고 국적없는 세계화를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세계화를 하는 것이 우리가 미국인이나 영국인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아니다. 어디까지나 우리의 것을 충분히 알고 그 바탕위에 선진국등 세계각국의 좋은것을 접목시켜 우리것이 세계적이고 인류적인 보편성을 획득토록하는것이 참다운 세계화라 할것이다.

초중등과정의 교육은 한마디로 한국인을 만드는 국민교육이다. 설사 이민을가더라도 정신적으로 한국인이기를 포기하지않으려면 우리의 초중등과정에서가르치는 국민교육의 내용들을 개인적으로라도 가르쳐야하는 것이다. 교육을통해 제나라, 제민족의 문화와 정신을 갖지못한다면 이것은 모양만 한국인이지 의식은 외국인이거나 국제미아일 따름이다. 돈 있다고 이렇게 무분별한행동을 하거나 교육을 세상사는 잔꾀쯤으로 파악하는 설익은 지식인이 있다면 이들은 분명히 우리사회의 해독적 존재다. 그만한 돈이 있고 그만한 지식이 있다면 세계화를 위해 우리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것이 도리다.아울러 한국학생이 미국인학교에 취학하려면 교육청의 추천장을 발급받아야한다는 점에서 대구시 교육청의 이들에대한 협조여부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미국인국교 6학년학급 20명중에 무려 5명이 한국인이란 사실은 교육청이 무더기로 추천장을 만들어 주었을 가능성을 말해주고있다. 먼저 대구시교육청은 이같은 의혹을 확실히 해명하고 초중등교육과정의 세계화프로그램에 대한현황과 계획을 학부모들에게 충분히 알릴 필요도 있다. 경우에 따라선 세계화교육의 지원이 요구된다면 이같이 빗나간 부유층학부모들을 설득해 도움을받을수도 있을 것이다.

사직당국은 불법취학에 따른 범법사실을 명백히 밝혀 관련자들을 의법조치하고 교육청도 이에대한 대책을 밝혀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