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인5색 여류화가 추상전〉

대담한 원색사용, 리듬감 넘치는 붓놀림, 다양한 기법으로 꾸며진 다섯 여성서양화가의 개성있는 전시회가 동시에 열린다.홍정희전(20~29일 시공갤러리)과 백미혜전(21~5월2일 갤러리신라), 김경혜박석순 박경희전(21~29일 에스갤러리)은 추상화된 화면에서 무언가를 읽어내는, 구상과는 차별화되는 또다른 즐거움을 던져준다.

15회 개인전끝에 처음 대구를 찾은 홍정희씨 초대전에는 원색이 가득 차 일렁거리는 1백호가 넘는 큰 그림들이 전시된다. 밝은 색채와 단순화된 색면을주조로 하면서도 톱밥 섞은 물감을 사용, 색면들의 점속에 작은 기포를 생겨나게해 자칫 지루해짐을 없앴다. 구체적 풍경을 담고있지는 않지만 어떤 풍경을 상상케하는데 그것은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라기 보다 태초의 풍경처럼보인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상파울로 비엔날레, 유고슬라비아순회전 등에 참여했다.

암갈색 같은 어두운 색조를 주로 써온 백미혜씨는 이번 여섯번째 개인전에서다소 변모한 그림들을 보여준다. 화면이 커지고 화려한 원색을 많이 사용했다.

'꽃피는 시간'이라는 주제에서 알수있듯 갖가지 들꽃을-금랑화 뱀꽃들은 화려하고 원초적 느낌으로, 난초잠자리 너도옥잠화들은 차분하고 투명한 느낌으로-그렸는데 꽃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꽃피는 그 순간 열리는 세상에 더초점을 맞췄다. 그런 의미에서 명상적이지만 대담한 붓 터치가 화면전체에충만한 리듬감을 빚어내 역동적이기도 하다. 81년 창작미협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효성가톨릭대에 재직하고 있다.

김경혜 박석순 박경희씨는 종이를 공동소재로 작업한 3인 주제전이다. 김경혜씨는 얼굴과 손을 소재로 인간 한계상황과 고독을 표현한 '무심'연작을 내놓았다. 합판지와 나무를 불에 태워 인체를 형상화한 설치작업도 선보인다.한지 판화지 복사지를 화면에 붙인 박석순씨는 '흔적'연작을 통해 살아온 나날의 희로애락을 표현했다. 그림으로 보여주는 일기라고 하겠다. 박경희씨는나사못같은 차갑고 단단한 것들을 오브제로 사용해 종이의 부드러움과 대비되는 효과를 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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