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라크 대선전략-좌파노선 대폭수용 지지층 확대

14년만에 우파집권재신화를 창조하며 새 프랑스 대통령자리에 오른 자크 시라크 당선자는 사회당장기집권 염증과 실업자등 소외계층 급증으로 인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유권자들의 욕구에 힘입어 '대선위업'을 달성했다.철저한 승부근성과 폭넓은 시야, 리더십이 갖춰진 시라크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알랭 쥐페 외무장관과 필립 세갱하원의장, 알랭 마들랭 UDF(불민주동맹)부의장등 '황금콤비 트리오'를 총동원, 효율적인 전략을 구사한 것이 승리를 얻은 주인으로 풀이되고 있다.같은당 RPR(공화국연합)소속의 쥐페외무와 세갱의장은 각각 지식계층과 서민층의 대변인으로 자처, 시라크 당선자의 이미지 고양에 주력했고 마들랭부의장또한 우파세력 결집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해 막강 좌파 상승분위기를 차단한것이 주효했다.

지난 58년 드골주의 정당 UNR(신공화국연맹)이 모태인 RPR(공화국연합)은 지난 76년 시라크당선자가 창당, 지난해말까지 자신이 당수를 맡기도 했다.단일계보의 견고한 조직을 특성으로 한 RPR 노선은 드골및 퐁피두 대통령의정부주도 경제사회정책 토양위에서 보수자유주의·작은정부·민족주의·색채약화·유럽통합(소극성)지향을 골격으로 하고있다.이 당의 주요지지기반은 상인·근로자·중견간부·공무원등 다양한 층을 이루고 있고 전당대회 대표중 52가 여성인 만큼 여성층 끌어안기에도 역점을 두었다.

최근들어 좌·우이념한계가 모호해진 프랑스 정당정책 영향인듯 이민정책·임금인상·복지정책등에서 좌파노선을 크게 수용한 시라크 당선자의 수정정책개발은 급기야 선거유세기간(1차투표당시)같은 우파의 툴루스 시장 드빌리에후보로부터 '드골사상을 배반한 변절자'란 비난을 받기도 했다.그러나 결과적으로 이같은 수정정책개발은 좌파지지층을 흡수하는데 성공한밑바탕이 됐었다.

지난 사회당 집권 14년동안 기업들의 국유화 시책으로 말미암아 생산성·경쟁력등이 상대적으로 저하, 침체기의 80년대를 겪은 프랑스는 이번 시라크 당선자에 의해 민영화 추진작업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시라크 당선자는 독일처럼 민영화를 통해 축적된 재원이 경기부양 및 산업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새로운 처방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시라크 당선자는 그러나 각종 이익단체와 지역이기주의 님비현상에 여하히대처해나갈 것인지가 그의 첫번째 능력시험의 관문이 될 것같다.미테랑 대통령과는 달리 우파의 의석이 80%이상을 차지하는 절대다수의 의회지지가 뒤따를 것이 확실한 시라크 당선자는 EU 또는 미·독등 대외문제에 대해서도 뚜렷한 독자노선으로 '프랑스적인 정책'을 구사할 것이며 핵실험재개등과 관련 ·기존 불가방침에서 전향적인 자세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끝으로 오는 6월 26~27일 칸에서 개최되는 EU정상회담에서 시라크 당선자는의장국 수장으로서 회의를 주재할 계획인데 그는이 자리에서 전임인 미테랑대통령과는 달리 통합리듬의 적절한 조율과 주권제약에 관한 제반조치 제동 및통화, 통합추진작업 단계적 실시등 나름대로의 구상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파리·박향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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