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임페리얼 많이 찾데?"순옥이가 말한다.
"외제가 덤핑치며 가격파괴하는데 국산이 언제까지 버티겠어. 죠니와 시버스를 쫙 깔았지. 도화룸살롱엔 스무병씩이나. 국산도 앞으로 가격파괴 경쟁이 치열해질 거야. 수금은 쌍침형이 일차 돌아줘야 쉬운데, 쫄다구는 말발이 서야지. 형 당한 소문은 쫙 깔렸겠다"
기요가 시퉁하게 말한다. 짱구가 허리춤을 본다. 짱구와 기요는 삐삐를 차고있다. 짱구가 일어선다. 기요가 짱구를 보고, 어딜 가냐고 묻는다. 잠시 나갔다 오마고 짱구가 대답한다. 짱구가 자리를 뜬다.
"오빠 온주서 식당에 있었담서?"
순옥이가 내게 묻는다.
"응. 식당에 있었어"
"식당서 뭘했어?"
"심부름"
"왜 여기 오지 않았지? 형사한테 잡힐까봐?"
"그냥…거기 있었어. 꽃집도 있구"
"꽃집?"
"마두 잰 꽃을 좋아해"
기요가 참견한다.
"나 시우오빠하구 돌고 올까? 그래두 되지?"
순옥이가 기요에게 묻는다. 순옥이가 내 손을 끈다. 나는 기요를 본다."오랜만에 외출이니 한바퀴 돌고와. 옥상으로 혼자 돌아가진 말구. 형님 모셔야 돼"
기요가 내게 말한다. 나는 순옥이를 따라 나선다. 홀에는 손님이 더 늘어났다. '사랑의 미궁' 신청한 손님 나오세요, 하고 맘보가 마이크로 말한다. 그가가라오케 자키를 맡고 있다. 가라오케 화면에는 덕수궁이 나온다. 연인이 속삭이며 걷는다. 젊은 넥타이짜리가 무대로 나간다. 순옥이가 내 손을 끈다. 단란주점을 나선다. 클럽 입구에 빈대아저씨가 보이지 않는다. 새앙쥐만 있다. 클럽 안으로 들어간다. 클럽 안은 어둡다. 아직 점등된 테이블은 반도 안된다.랩음악이 흥청댄다. 귀가 따갑다. 무대에 서치라이트가 일렁인다. 젊은애들 몇이 몸을 흔들어댄다. 순옥이가 나를 끌고 무대로 간다.
"난 양쪽에서 뛰어. 클럽하고, 단란하고. 어떤 땐 세 탕이나. 그럴 땐 속이부대껴 미치겠어"
순옥이가 말한다. 허리를 흔든다. 힐 신은 발을 비틀며 꼰다. 나는 고고를잘 추지 못한다. 우선 음악이 너무 시끄럽다. 귀가 아프다. 순옥이의 청을 거절할 수 없다. 순옥이의 긴 생머리가 가슴 앞에서 출렁인다. 나는 무릎을 폈다꺾었다 한다. 웃는 소리가 들린다. 내 꼴을 보고 웃는 것만 같다. 가냘픈 순옥이를 보면 시애가 생각난다. 어디 있을까? 이런 곳에서 춤을 추는지 알 수 없다. 할머니만큼 시애가 보고싶다. 엄마는 그만큼 보고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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