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뒷얘기-만능해설가

"저런 펀치 한방 맞으면 아프지요"하나마나한 뻔한 얘기, 너무나당연하기 때문에 오히려 싱겁다는 핀잔을 들을 만한 얘기도 곧잘 했다.

그러면서도 시청자들을 TV앞에서 꼼짝 못하도록 붙잡아 놓았다.미국의 스포츠해설가로 유명했던 하워드 코셀의 전성시대에 있었던 일이다.우리나라의 스포츠해설가들은 누구나 한 종목에만 매달려 있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한종목만 소화하기에도 벅차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셀은 프로복싱 프로야구 미식축구등 무슨 종목이든지 닥치는대로해설을 맡았으며 맡는 종목마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잘 모르는 사람들은 코셀이 젊은 시절에 여러 종목의 스포츠를 모두 했던 만능선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는 스포츠에는 별로 소질이 없었던 평범한 법학도였다.1920년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유태인 의류상의 아들로 태어난 코셀은 뉴욕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21살에 변호사가 된 코셀은 어린나이답지 않게나이 많고 노련한 검사들을상대로 대담하고 용기있게 잘 싸웠다.

10년동안 변호사로서의 기반을완전히 다져놓은 코셀이 처음 스포츠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어린이들의 리틀야구해설을 맡게 되면서부터였다.그때가 1950년대초로서 스포츠의 라디오중계에 해설자라는 것은 존재하지도않았을때였다.

리틀야구해설로 인기를 얻은 코셀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방송사상 최초의 스포츠해설가로 각광을 받게 됐으며, 드디어 프로야구 미식축구등을 도맡아 해설하게 됐다.

그가 해설을 맡았던 프로복싱경기중 잊혀지지 않는 것은 한국의 김득구와 미국의 레이 맨시니의 경기였다.

이때 코셀은 김득구가위험하다는 예감때문에 여러차례 "이경기는 중단시켜야 한다"고 소리 질렀으며 결국 그의 예감대로 김득구는 맨시니에 의해 죽고말았던 것이다.

그처럼 유명했던 세계적인 스포츠해설가 하워드 코셀은 지난 4월24일 폐암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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