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1척을 갖는 것이'평생 최대의 꿈'이라는 뉴질랜드인들. 그러나 제144회 아메리카 컵 국가대항 요트대회에서 뉴질랜드가 우승한 13일은 적어도 뉴질랜드인에겐 그러한 '평생 최대의 꿈'을 충분히 상쇄시키고도 남음이 있는 날이었다.아침 7시30분(뉴질랜드 시간)부터 시작된 최종5차전이 진행되는 동안 거리는거짓말같이 텅 비어 있었으며 국민모두가 미국 샌디에이고 요트경기장으로부터TV로 생중계되는 경기 실황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었다.그러나 전국 곳곳을 연결하여 국민들의 표정을 스케치하는 TV인터뷰에선 한결같이 모두가 뉴질랜드의 우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한 중년신사는 "뉴질랜드가 우승할 확률을 몇%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1백%"라고 응답, 그러한 분위기를 대변했다.
마침내 애칭이 '블랙 매직'인 NZL 32호가 마지막 6번째 골인점을 통과하면서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국민모두는 거리로 뛰쳐 나왔다. 곧바로 범국민적인 국민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거리로 뛰쳐 나온 뉴질랜드인들의 공통점은 모두 한결같이 '빨간색 양말'을신고 있다는 것. 이 빨간색 양말은 이번 대회를 통하여 일약 국민적 영웅으로부상한 피터 블레이크 감독이 행운을 가져다 준다해서 경기때마다 신고 나온데서 비롯됐다.
블레이크 감독의 이 '행운의 빨간 양말'은 뉴질랜드 국영 TV NZ가 뉴질랜드요트팀의 후원금 조성을 위해 판매를 시작했고 판매와 동시에 전국적으로 즉시매진되는 진풍경을 보였다. 한마디로 뉴질랜드인이 이번 대회에 거는 국민적염원과 기대감, 일체감의 일단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뿐만아니라 볼저 뉴질랜드 총리와 캐서린 뉴질랜드 총독도 빨간 양말을 신고대중들 앞에 나타났을 정도. 또한 고층빌딩엔 뉴질랜드 국기대신 커다란 '빨간양말'기(기)가 내걸렸고 심지어 빨간 양말을 신긴 개와 말까지 등장했으며 빨간 양말을 내걸고 질주하는 자동차가 즐비했다.
이언 스튜어트란 한 노인은 "이렇게 기쁜 날은 평생 처음"이라고 눈물을 글썽거렸고 다른 한 노인은 "나는 겨우 한 켤레의 빨간 양말밖에 사지 못했는데..."라면서 기금 조성을 위해서 좀더 많이 협조하지 못한데 대해 한탄하기도했다.
또한 전국 곳곳의 술집은 일요일엔 술을 팔지 않는다는 이곳 관례를 깨고 밤늦도록 문을 열어 너나없이 뉴질랜드 요트팀의 우승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한편 이번 대회를 통해 칼날같은 예지로 기린아로 떠오른 러셀 쿠츠 선장은88올림픽 직전 한때 한국 요트선수들을 지도한 바 있어 한국 선수들에겐 매우친근한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제144회 아메리칸 컵 국가대항 요트대회에서의 뉴질랜드팀의 우승은 한창 되살아나고 있는 뉴질랜드 경제와 맞물려 뉴질랜드 국민 모두에게 더욱 자신감을 심어줄 것으로 보인다.
〈오클랜드(뉴질랜드)·이성우〉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