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한통사태 공권력 투입이후

검찰과 경찰이 6일 오전 한국통신노조간부들이 농성중인 서울 중구 명동성당과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 경찰병력을 투입, 노조간부 13명을 전격연행함에따라 한통노사분규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한통사태는 지난달 16일 회사측이 한통노조간부 64명에 대한 파면등 중징계방침을 밝힘에 따라 노조지부별로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19일 노조측은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결의유보와 함께 10일간의 냉각기간을 제의했으나 회사측이 이를 거부하고 징계절차를 밟자 노조간부들이 명동성당에서 농성에 돌입, 26일부터 준법투쟁에 들어갔다.노조가 강경투쟁을 시작하자 회사와 정부는 불법투쟁에 대한 강경방침을 고수하고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해 농성중인 노조간부검거를 위해 수차례에 걸쳐관할 경찰서장을 명동성당과 조계사에 보내 협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끝에오늘 전격적으로 경찰병력을 투입, 노조간부들을 검거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조계사와 명동성당측이 중재안을마련 정부에 전달됐으나 무산된채 정부의 강경대응으로 한통사태는 외부적으로 봉합이 됐다.

그러나 한통의 유덕상노조위원장이 잠적한채 강경투쟁을 천명하고 있고, 학생들과 대기업노조의 잇단 쟁의결의 종교계의 반발등 앞으로의 사태가 불투명하다. 특히 유노조위원장은 잠적중에도 계속 노조활동지침을 하달하고 투쟁의강도를 높일것을 천명, 이후사태책임이 정부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어 파업과같은 불행한 사태도 예상된다. 또한 지난4일에는 전국20여개 대학생 2천여명이연세대에서 '산별노조건설과 노동운동탄압 분쇄를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가두시위를 벌여 노-학연대투쟁의 양상을 빚고 있다. 이와함께 서울지하철노조와경남 울산의 현대정공등이 1일 쟁의발생을 신고하고 경남 창원의 한국중공업과효성중공업 부산지하철사업장인 부산교통공단 서울대병원 이화여대병원등 서울지역5개병원과 탄광노조등이 쟁의발생결의를 하거나 신고를 했다.이번 한국통신노조간부에 대한 전격연행으로 대규모노사분규와 연대투쟁이크게 우려된다. 정부가 종교계의 완강한 거부에도 공권력을 투입해 한통노조간부를 연행한 것은 예상되는 노-학연계투쟁과 재야노동단체와의 연대투쟁을 사전차단하여 대규모 노사분규를 막기위한 법적 대응일 것이다. 그러나 자칫 뒷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할 경우 더 큰 불상사가 우려된다.

정부와 한통측은 불법사태에 공권력으로 대응했으니 빠른시일안에 매듭지어야 한다. 노조측이 현집행부를 대신할 새로운 협상창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사를비치고 있으니 회사측도 대안을 마련해 협상에 임해야할 것이다. 정부의 의지가 불법투쟁에는 법적대응을 고수키로 한 이상 합법투쟁에는 저지할 명분이 없기때문에 합법을 가장한 연대투쟁이 발생하기전에 한통사태도 합법적인 협상을통해 마무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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