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대북 곡물지원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아직 불붙지 않은 불쏘시개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현재 막후접촉으로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쌀 지원계획은 즉각 중지되어야 한다. 일본은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킨다는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지 말고 남북대화의 진정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북·미간 준고위급회담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 우리 정부가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 것은 경수로문제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 내면에는 남북대화의 전제가짙게 깔려 있다. 비용부담이 엄청난 경수로의 중심적 역할과 거의 무상에 가까운 곡물지원, 그리고 기업을 통한 남북경협문제도 남북대화의 장을 열어보려는노력이라 표현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남북대화만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나아가서는 통일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믿음때문에 우리는 경제적 손실을 감내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마당으로 끌어 들이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북·미간 회담에서도 경수로문제가 한국을 인정하는 선에 도달했고, 또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이 '북경에서의 남북대화가 가능하다'는 쪽으로 기울어 우리가 그렇게 갈망해오던 남북대화의 싹이 트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데 북한이 곡물지원요청 창구를 일본으로 선택했다고 해서 일본이 마치 선점권이 있는 것처럼 우리를 따돌리고 일방적인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매우 부당한 일이다.이미 일본은 곡물관계 임무를 띠고 방일한 북한의 이성록국제무역촉진위원회회장 일행을 최근 한일합방 망언소동을 빚은 자민당의 와타나베전 외상등이 만나 일련의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 핵을 비롯하여 한반도문제에있어서 미국과 함께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일본이 이같은 두얼굴로 자국의 이익에만 치우치면 한일관계는 항상 먹구름이 낀 상태로 유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웅배통일부총리는 어제 일본의 대북곡물지원과 관련 "최근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이 북한에 곡물을 제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사실을 우려한다"고 말하고 "일본이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곡물을 북한에 먼저 제공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어렵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나부총리는 어느때보다 강경한 어조로 "이는 우리의 평화통일 노력에 지장을 초래함은 물론 한·일관계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은 이집트에 쌀 10만t을 무상으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친교가 있는 대부분의나라들이 등을 돌림으로써 주민들은 하루 두끼의 식사가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 우리정부는 아무 조건없이 무상으로 쌀을 지원하겠다고 천명한바 있다. 경수로와 쌀이 남북대화를 이끌어내도록 일본을 비롯한 이웃나라들은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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