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거품성 베스트세러 판매부진

거품성 베스트셀러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올들어 최고 베스트셀러로 군림하고 있는 공지영씨의 '고등어'가 고작 10만부에 이르렀을 뿐이며, 홍세화씨의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가 5만부 수준에머무는등 지난해까지의 인기서적의 폭발적인 판매 상승세와는 상당히 다른 판매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소설의 경우 최근 신경숙씨등의 작품을 담은 '깊은 숨을 쉴 때마다'등 극히 일부가 호조를 보일 뿐 쏟아져 나오고 있는 다분히흥미를 염두에 둔 다양한 종류의 소설들은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80년대 후반 이후 우리 출판계는 '소설 동의보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등 초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키면서 1백만부판매 시대를 열었으며 판매 부수 상위권에 들면 대번에 10만부는 뛰어넘는 판매 인플레 현상이 일반화돼 왔다. 이같은 현상은 90년대 들어 대중화 사회로접어드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젊은독자층을 중심으로 흥미위주의 가벼운 읽을거리를 찾는 독서경향이 두드러진데다 출판사측의 거액의광고비를 동원한 무차별적인 '베스트셀러 만들기' 전략이 주효한 것이 주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이같이 초베스트셀러의 등장이 어려워진 것은 대여점의 등장이 가장 큰요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작년부터 대여점이 전국적으로 확산, 기존 서점수를 압도하는등 세 확대가 이뤄져 일반 독자들의 이용이 손쉬워지면서 '가벼운' 책들은 직접 구입하지 않고 대여점을 통해 빌려보는 현상이 정착돼 가고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출판관계자는 "종전 같으면 손쉽게 20만부이상 팔려나갈 책들도 앞으론 5만부를 넘기기가 힘들 것"이라 예상하고 "대여점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으며 양서의 자율조절기능을 자연스레 해나가는 필터 역할이 기대된다"고 했다. 또 인기 서적을 뒤따른 비슷한 제목이나 내용의 아류급 책들의 빠른 범람도 베스트셀러에 식상하게 하는 원인으로작용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이같은 현상이 가시화되자 출판업계도 점차 비상이 걸리고 있다. 종전처럼자금력이 있는 출판사들이 '읽을거리'중심의 책을 내 광고로 승부한다는 전략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출판사들은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구상하는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또 정보중심의 실용서 발간쪽으로 출판 방향을 전환하는 경향도 생겨나고있다. 한편 장서용으로 꾸준히 팔리는 책등 스테디셀러류의 판매가 호조를 띨것으로 예상된다. 하늘북서점 대표 권오국씨는 "소위 '가벼움'의 책인 베스트셀러류의 판매감소 현상이 곧바로 건전한 양서 구입으로 직결될 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하고 "서점가도 독자의 눈치만 보는 베스트셀러 위주의 영업전략에서벗어나 올바른 독서풍토 조성을위해 의식전환을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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