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문화시민의 자세, 진지하게 생각을

얼마전 TV보도를 통해너무 기막힌 일을 접하게 되었다. 화면에 비쳐진 건서울 올림픽공원에 단체로 견학온 듯한 학생들의 모습이었는데 그 많은 학생들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곳곳의 조형물(조각작품)에 흡사 매미처럼 붙어 있는모습들이었다. 한마디로 내 두 눈을 의심할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이었다.조형물에 올라가 사진을 찍는 건 예사이고 어떤 조형물은 그것이 흔들바위라도 되는듯 여럿이 마구 흔들고 있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그런 와중에 완만한 곡선을 그린 어떤 조각품에 올라가 아예 낮잠을 청하는어느학생의 모습을 대하곤 실소를 하고 말았다. 그러다 아차, 옆자리의 딸애를보니 아니나 다를까 딸애 역시 유심히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솔직히 딸애의눈을 감기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점입가경이라더니 잠시후 그 학생들을 인솔한 선생님의 모습이 나왔는데 마이크를 들이댄 취재기자가 왜 학생들의 행동을 방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제서야 학생들을 불러모으고 짐짓 나무라는시늉을 하는 한심한 모습에차라리 눈을 감고 싶었다.

문제의 그 선생님이 누군지는 알지도, 알고 싶지도 않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그 선생님은 수많은 동료교사들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는 점이다.어느 자리에서건 제 본분과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이야 늘 있게 마련이기에 그 문제는 그만 덮어두더라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아직도 멀었다 싶은우리의 문화의식, 바로 그것이다. 현재의 우리 문화의식수준은 그날 그 TV보도에 나온 장면이 함축하고 있다고 하면 지나친 말이 될까.

문화시민으로서 값하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다시한번 진지하게 생각해야 되겠다.

김정혜(대구시 동구 효목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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