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후보토론회와 언론

6·27지방선거는 우리 선거사상 한 획을 긋는 선거가 될 것이다. 돈은 묶고말은 푸는 선거법의 전면 시행과 34년만에 완전 부활하는 지방자치제 정착을시험하는 선거이기 때문이다.이번 선거는 선거문화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돈은 묶고 말은 푼다는 선거법의 취지에 따라 후보간의 토론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선거법은 후보자간의 토론을 무제한 허용했다. 따라서 후보자의 허실이 보다 분명히 드러나게 돼 유권자들의 선택이 한결 쉬워졌다.

우리 사회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다원화돼 있다. 그러나 제 사회세력의 사회운동 역량은 미미하기 그지없다. 후보들의 자질과 역량을 검증할 정도로 사회운동이 성숙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지역의 신문과 방송 등 언론매체들이 그 역할을 떠맡았다.

신문과 방송이 후보자간의 토론을 적극 유도한 것은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지역 언론계에는 후보토론과관련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활자매체인 매일신문은 영상매체인 대구MBC와공동기획으로 지역언론사상 처음으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후보들을 초청해특별대담과 후보토론회를 마련했다. 이에 다른 신문·방송사들도 경쟁적으로후보토론회에 뛰어들었다. 심지어 모 신문은 매일신문이 대구MBC와 공동으로후보토론회를 주최하는 것을 시기해 "단독으로 토론회를 갖지 왜 매일신문과공동기획하느냐"며 대구MBC에 볼멘 소리로 하소연했다.

이 신문은 매일신문과 대구MBC의 공동기획에 대해 재뿌리는 행위도 서슴지않았다. 지난30일 대구시장후보 첫 합동회견이 공고되자,우물가에서 숭늉을 찾을 만큼 바쁜 후보를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불러내 김을 빼기도 했다. 이에대구시장후보들은 "선거철이어서 후보들이 약자일 수밖에 없지만 이런 횡포는있을 수 없다"고 불평했다.

이 신문은 또 지난11일 역시 매일신문이 대구MBC와 함께 대구시장후보토론회를 마련하자,선거운동기간전에는 후보자간의 토론회를 가질 수 없는데도 미리후보토론회를 가진 뒤 선거법을 회피하기 위해 보도일자를 늦추는 편법도 자행했다. 신문의 역사성과 기록성을 망각하는 행위가 아닐수 없다.이 신문은 또 이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매일신문과 대구MBC의 보도를 헐뜯는기사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 남을 비방하는 지면을, 독자를 위한 정보전달에할애하는 것이 신문의 정도일 것이다. 약자에게는 '공정함'이 늘 부당하게 느껴지는 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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