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도덕을 넓힐수 있는 것이지 도덕 자체가 사람을 넓힐 수는 없다(인능홍도 비도홍인)고 했다.덕목이 수백, 수천개가 있어도도덕 스스로는 널리 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도를 넓히는 것은 덕의 가르침이 아니라 그 덕목을 실행하는 인간에게달려있다는 이야기다.
세계화는 어디로 가고
세계화한다는 현정권 앞에 '낡아빠진' 공자님 말씀을 한들 귀에 들어가랴만 그래도 않을수 없는 것은 옛시조 구절 그대로 시절이 하 수상하기 때문이다.
현정권 집권초기부터 줄줄이 났던 열차전복, 항공기 추락사고 등은 접어두기로 하자. 그때만해도 국민들은 현정권보다 구정권의 잘못된 관습과 타성탓으로 돌리는 말씀을 일면 수긍했었다. 지금은 신문만화의 조롱거리 소재로전락한지 오래지만 "우째 이런 일이…"라고 탄식하던 김대통령에게 당시 국민들이 말할수 없는 안타까움과 연민의 정을 보낸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그러나 교언난덕이라고 했다. 실행이 따르지 않는 교묘한 말솜씨는 오히려덕을 어지럽힐 뿐이다.
『모든 인력과 장비를총동원해 마지막 한사람까지 생존자 구조에 총력을기울이라"고 했고 "그동안 그토록 시설안전 점검을 강조했음에도 다시 이런대형사고가 난데 대해 참으로 비통한 심정"이라고도 했다."불의의 사고를 당한 분들과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말도 빠트리지 않았다.시기와 사고규모만 달랐을 뿐 대형참사 때마다 나온 대통령 말씀은 한결같았다. 하기야 '사고공화국'의 '조문대통령'이 된 입장에서 달리 무슨 말씀을하겠는가.
공무원'타성' 위험수위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다. 대통령의 지시나 조문성 담화자체가 수치이기보다는 큰사고 뒤엔 으레껏 한번쯤 하는 말씀이거니 하는 공무원들의 '살인적 타성'이 더 수치인 것이다. 이번 삼풍참사가 단순한 인재를 넘어 관재까지 겹쳤다는 말들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더 큰문제는 다른데 있다. 민면이무치라고 했다.
법과 형벌로써만 질서를 유지하려고 하면 백성들은 법망을 뚫고 형벌을 피함을 수치로 여기지 않는다는 경구다. 법률 조항에만 치우친 정치체제 아래서는 세상의 도덕감정이 땅에 떨어진다는 말씀이다.
깨알같은 글씨에 두터운 사전부피의 육법전서도 모자라 하루가 멀다하고특별법이다, 대통령령이다 하고 법률을 양산해내는 시대이니 국민들이 법률에만 저촉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든 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성 자체를 질식시켜 버리게 되고 법조항에만 없다면 어떤 나쁜 짓을 저질러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는 사람들만 들끓는 세상이 되고 만다는 가르침이다.
최근 바뀐 건설안전법규정은 8백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업자들은 솔직히말해 이 안전규정을 모두 지키려면 아예 건축공사를 못한다고 말한다.성수대교 붕괴이후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도 만들었다. 그러나 그 시행령을 발표한지 열흘도 못가 대구가스폭발참사가 터졌다. 시행세칙이 하반기부터 적용되기때문이라면 할말이 없지만 삼풍사건이 터지니 또다시 그 법률을 개정하고 새로운 법률도 만든다고 한다.
법제정보다 실천 중요
제대로 시행해보기도 전에 법을 개정한다면 뭔가 미비점이 있다는 이야긴데 이쯤되면 '부실공사왕국'에 '부실입법왕국'이란 핀잔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난장판이 된 구조활동등이 문제가 되자 '인위재난관리법'이란것도 만든다고 한다. 이제 태풍등 천재지변이 있으면 '천위재난관리법'이란것도 만들것인가. 하기야 '민방위기본법'에 의한 훈련은 매달마다 한번씩 사이렌을 울리고 바쁜사람 통행에 방해만 주면 그만일지도 모른다.
홍순두 본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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