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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창간50돌 기획시리즈-회천 수서곤충

한여름철 시냇가에 나가 천렵을 즐기고 밤이면 모깃불을 피워놓고 모기를쫓아가며 별을 헤고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이야기쫓다 잠들곤 했던 아련한어린시절. 반딧불을 뒤쫓으며 '형설의 공(형설지공)'의 고사를 생각하고 원두막에서 수박과 참외서리를 하던 기억들.30대이후 세대에게는 고향의 옛 추억으로만 되살아나는 때다.그러나 모두 옛이야기며 추억으로만 되새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 돼버렸다.산업화, 도시화에 밀려 우리 주변에서 이러한 곤충들마저 사라져 버린지 오래고 깊은 산골짝에나 가야 간혹 찾아볼 수 있는 지경이 돼버렸다.여름철이면 사람주위에 달라붙어 귀찮게 하는 하루살이나 국민학생들이 곤충채집시 반드시 표본상자 한귀퉁이를 차지하는 잠자리, 불빛을 쫓아 날아다니는 각다귀류 등은 물바닥에서 유충시절을 보내는 대표적인 수서곤충.수서곤충은 생활사의 전부 또는 그 일부를 수중에서 생활하는 곤충을 총칭하는 것으로 바다에서 생활하는 몇 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하천이나 호수등내륙의 담수역(담수역)에서 서식한다.

낙동강생태계조사팀의 이종욱교수(영남대 생물학과)는 "수서곤충은 육상생활을 하던 곤충이 2차적으로 다시 수중생활을 하게 된 것으로 생활방법이 변화된 환경에 따라 적응된 것들이 많다. 몸구조와습성 등이 극히 다양하며바닥흙, 수질, 수초의 유무에 영향을 받으며 특정종류의 출현여부, 종류수,개체수의 분포 등 차이가 뚜렷해 생물학적 지표로 활용된다"고 밝히고 있다.일반적으로 수서곤충류는 담수의 저서성(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등 가장많은 종류수를 차지하며전세계에 2천~5천종이 분포하고 있다. 국내는 아직까지 정확한 조사가 돼있지 않아 곤충종수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해발 1천4백30m의 가야산서 발원, 서북쪽 사면을 흘러내려 증산면과 성주댐을 지나 성주군 벽진.수륜면 등을 거쳐 낙동강으로 흐르는 대가천과 가야산국립공원 집단시설지구를 거쳐흘러내리는 소가천, 해인사를 끼고 흐르는가야천이 합류,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낙동강의 큰 지류중 하나인 회천은 그래도 아직까지 살아있었다.

회천은 낙동강합류지점 직전까지만 해도 가야산 산줄기를 흘러내려온 맑은물이 여러 산골짝을 거치면서도 청정수를 유지하는 등 아직도 인간의 손길에의한 오염이 비교적 덜된 지역이다.

낙동강생태조사팀의 곤충팀 조사결과 회천에서 8목 41과 71속 1백14종의곤충이 발견돼 다양한 수서곤충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곤충상은 87년 환경처주관으로 단 한차례 실시했던 전국자연생태계조사시 발견된 5목 10과17속 24종보다는 훨씬 많은 종수가 발견된 셈이다.그러나 당시 조사가 1회성이고 조사방법의 미흡 등으로 충분한 조사가 되지못했던 점과 비교할 때 종수(종수)로 단순 비교는 되지 않는다.지난3월부터 5월까지 회천의 9개지점과 낙동강합류지점 2개소의 수서곤충을 채집, 분석한 결과 최상류지역인 김천시 증산면 백천교지점서 점등그물강도래와 뿔알락하루살이 등 46종의 고도의 청정수에서만 서식하는 곤충이 채집됐다.

가야천의 해인사 야로교지점은 해인사위락단지에서 나오는 각종 생활오.폐수의 영향으로 다소 오염이 돼 꼬리하루살이, 청나비날도래 등 33종이 확인됐다.

대가천의 성주 창천교지점서 회천의 하류인 고령 도진교지점까지는 꼬리하루살이, 대륙뱀잠자리, 깔따구류와 물바구미류 등 39종에서 27종의 각종 곤충류가 발견돼 이 지점까지는 그래도 2급수 수준을 유지하는 등 오염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하류로 내려 갈수록 수질이 오염되면서 영향을 받아 점차 종수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낙동강과 합류되는 지점인 고령군 우곡면 손터와 합천군삼학리 외삼학지점은 붉은색깔따구, 실지렁이류 등 극도의 오염지역서만 발견되는 곤충류가 각각 5종과 3종이 발견돼 낙동강중류의 오염상을 그대로 보여주었다.특히 손터와 외삼학지점은 강둑이나 수역이 단순해 모래사장 뿐으로 식생이 완전 파괴된것이나 다름없어 곤충류도 거의 없을 수 밖에 없는 지경이다.

낙동강상류지역의 각종 생활폐수와 공장폐수 및 농약 등의 영향으로 수계생태계가 완전 파괴된 양상을 보였다.

조사팀의 이교수는 "회천은 아직까지 크게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수서곤충상이 나타나고 있어 이지역에 대해서는 더이상 인위적인 훼손행위를 않고 잘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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