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의 푸른나무(190)-도전과 응징(21)

채리누나가 가고, 이튿날이다. 의사가 내 팔의 깁스를 뗀다. 나는 병실을옮긴다. 환자 넷과 함께 있는 병실이다. 나는 일어나 앉을 수 있다. 부축을받고 화장실 출입도 한다. 다음날 저녁, 간호사가 휠체어에 나를 앉힌다. 나는 다리에 아직도 깁스를 하고 있다. 간호사가 휠체어를 민다. 병원 뜰로 나온다. 오랜만에 싱그런 나무를 본다. 잔디밭과 꽃도 본다. 비둘기가 모이를줍고 있다. 새소리도 듣는다. 쌍침형이 생각난다. 쌍침형도 휠체어를 탔다.이튿날부터는 내가 휠체어를 밀고 다닌다. 너무 빨리 달리면 안된다고 간호사가 말한다. 나는 천천히 휠체어를 민다. 조종을 잘못해 벽에 부딪히기도한다. 사람과 부딪힐뻔도 한다.며칠이 지난다. 나는 목발을 짚을 수 있게 된다. 병실에서 걷는 연습을 한다. 쌍침형도 그랬다. 낮 더위가 한풀 꺾이는 저녁 무렵, 뜰로 나온다. 목발을 짚고 잔디밭을 걷는다. 비둘기는 도망가지 않는다. 발을 피해 옮겨 앉는다. 소풍 나온 환자들이 먹이를 던져준다. 비둘기들이 열심히 먹이를 쪼아먹는다. 비둘기를 훈련시키면 우체부 노릇을 할 수 있다고 아버지가 말했다.다시 며칠이 지난다. 아침에 의사가 다리의 깁스를 떼어준다. 다리가 가볍다. 날아갈 수도 있겠다. 아주머니 간호사가 오후에 퇴원을 하게 될 거라고말한다.

"퇴원요?"

"이제 집으로 돌아가요. 한쪽 목발만 짚으면 걸을 수 있잖아요""집? 어느 집요?"

간호사가 어느 집을 말하는지 나는 알 수 없다. 나는 옥상 가건물보다 아우라지로 가고 싶다.

"연락이 닿았어요. 노경주씨가 올 거예요"

간호사가 말한다.

나에게만 점심밥이 나오지 않는다. 병실 환자들이, 퇴원을 하게 돼서 좋겠다고 내게 말한다.

나는 불안하다. 경주씨가 빨리 왔으면 싶다. 아주머니 간호사가 쇼핑백을들고 들어온다.

"퇴원이예요. 옷 갈아 입으세요"

간호사가 말한다. 쇼핑백에 내 사복이 들어 있다. 나는 화장실로 들어간다. 환자복을 벗는다. 팬츠를 입는다. 풀색 남방과 청바지를 입는다. 화장실에서 나온다. 경주씨와 채리누나가 병실로 들어온다. 채리누나가 온다고 간호사는 말하지 않았다. 채리누나가, 퇴원을 하게되니 기쁘겠다고 말한다.경주씨는 무사히 퇴원을 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두 여자 말이 비슷하다.

"이제 가서 정양을 해야지"

채리누나가 말한다.

"시우씨, 목발 짚고 혼자 걸어봐요"

경주씨가 말한다. 나는 누구를 따라 가야 할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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