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무더웠던 올해, 남해안의 기름유출사고로 동해안에는 유례없는 피서객이 몰려 왔고 바다와 산, 계곡은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그러나 시민들의 의식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면치못해 피서지에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악취를 진동케 했고 교통질서도 무법천지였다.올 여름피서를 마감하며 무엇이 문제인지를 진단해 본다.대구에 살고있는김종한씨(48.상업). 그는 올해 피서를 남해안으로 갈까하다 기름오염사고가나자 8월 첫 주말인 5일, 영덕군 병곡면 고래불해수욕장에 다녀오기로 하고이날 오전10시 승용차로 출발했다.예상은 했지만 포항 입구에서부터 심하게 밀리기 시작했고 그는 시가지를통과하는데만 1시간 반을 허비해야 했다.
우여곡절끝에 그가 목적지에 도착했을때 시간은 오후5시반.그는 평소보다 배이상을 차안에서 보내야 했다. 다음날인 일요일. 전날 고생한 일도있고해서 아예늦게 출발하기로하고 오후6시에 차를 몰고 나왔다.그러나 그는 5분도 달리지 못하고 두손을 들었다.
영덕군 영해면소재지에서부터 아예 차가 움직이질 않았다.
그는 이날저녁 포항까지 도착하는데 무려 8시간을 소비했고 파김치가 돼집에 들어가니 새벽4시였다.
이같은 상황은 올해 경북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들 모두가 한두번씩 겪은일이다.
사상 유례없는 피서인파(4백여만 추산)가 동해안의 산과 바다로 달려온데다 너도나도 차를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러나 최악의 '교통대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차량 수보다 관의미온적인 대책, 피서객들의 교통의식이 실종된데 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게 교통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분석이다.
평소에도 시가지 교통체증을 빚어 골머리를 앓고 있는 포항시의 경우 피서철 교통전쟁을 피하기 위해 시가지 우회도로를 조기 발주, 준공해야 함에도이를 늦잡쳐 혼잡을 자초했고 전국체전 때문이라며 시가지 전역을 파헤쳐 여름 내내 교통흐름을 방해했다.
또 7번 국도를 잇는 용흥고가교 공사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야간에 실시키로 했던 상판공사를 주간으로 변경하면서 교통통제를 실시하는 어처구니없는 행정을 펴 5㎞ 남짓한 시가지 통과에 2시간이상 소요되기도 했다.안일한 교통행정 추진은 경주, 영덕 등에서도 수시로 일어났고 피서객들의항의 또한 잇따랐다.
특히 7번국도 포항시가지 구간 우회도로공사 준공을 앞두고 있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한쪽길을 터줄수 있었는데도 이를 거부했고 포항~영덕간 4차선확장 포장공사 구간에는최소한의 안전조치마저 않아 피서객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은 미온적 조치는 경찰 역시 마찬가지였다.
동해안 거의 전지역에서 체증이 발생, 수신호 전환이 시급함에도 인력배치등을 통한 조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고 비교적 한산한 지역을 찾아 함정단속을 펴는 일에만 몰두했다.
피서객들의 교통의식 또한 제자리를 잡기엔 요원했다.
갓길 주행이 다반사로일어났는가하면, 끼어들기, 중앙선 침범등 행할 수있는 모든 법규위반이 총동원 됐고 차를도로중앙에 세워 놓고 싸움박질을하기 일쑤였다.
울진 불영계곡과 영덕 옥계, 포항 죽장계곡등 유명계곡에는 주말이 되면주차가 엉망이어서 차가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하는 장면이 속출했다. 좁은농로에 차가 마구 밀고 들어가 농민들의 분노를 자아 내게 하는등 나만 편하고 빠르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극에 달했다.
세계화를 향해 달리고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고 자부하면서도 피서지의시민의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른것이 별반 없다는 것이 동해안 주민들의 주장이다. 〈포항.최윤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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