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25일 청와대 출입기자 간담회는 문민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방향과 정국대처방안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데 의미가 있다.김대통령은 이날 집권후반 출범을 기념하는 일체의 공식행사를 갖지 않고대신 기자간담회를 통해 집권전반기 국정운영결과를 평가하고 향후 정국운영의 포부와 국정운영 청사진을 총체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이날 간담회에서 김대통령은 향후 국정운영의 지표를 국민대화합과 통합에둘것임을 분명히했다.김대통령은 "앞으로도 부정부패척결과 함께 변화와 개혁을 과거와 똑같이추진할 것"이라며 "동시에 국민대화합과 통합도 마찬가지로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는 광복 50주년을 기해 8·11 특별대사면을 단행하고 민자당 전국위 치사를 통해 대화합과 통합의 큰 정치를 강조한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특히 김대통령은 향후 정국운영방향과 관련, "나는 대통령으로서 누구와도경쟁하는 입장에 있지 않다"며 "대통령으로서 차세대에 훌륭한 대한민국을만들어 넘겨주는 게 나의 소임"이라고 강조한 것은 곱씹어볼만한 대목이다.다시말해 김대통령은 김대중·김종필씨와 한데묶어 '신3김시대' 운운하는시각을 거부하고 남은 임기중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주어진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김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 모든 경쟁은 끝났다고 생각한 만큼 나는 대통령으로서 남은 기간동안 새로 출발한다는 각오로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며 "나는 지금부터 2년6개월이 지나면 대통령 자리에서 완전히 떠날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대통령은 자신의 소임을 '차세대에 훌륭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넘겨주는 것'이라고 분명히 못박았다.
김대통령은 비록 세대교체라는말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임기를 끝으로 소위 '3김시대'는 청산돼야 하며 다음 대선에서는 3김이 아닌 '차세대주자'에게 대권을 넘겨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언어는 퍽 부드럽게 사용했으나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이제 3김은 안되며 차세대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것이다.
또 세대교체라는 용어를 전혀 쓰지않은 것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받아들여진다.
김대통령은 또 국민대화합을 통해 차세대에게 대권을 물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같은 자신의 소신을 개혁의 후퇴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는 메시지도 간담회에 담았다.
"앞으로도 부정부패척결과 같은 변화와 개혁을 전과 똑같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김대통령이 집권전반기 '시행착오'를 솔직히 인정하면서 자신의 '부덕'을거론한 것도 과거에 비해 국정운영 자세와 통치스타일이 변할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김대통령은 "(국가정책추진에 있어) 국민여론 수렴부분에 미흡한 점도 없지 않았고 내자신 시행착오와 함께 아쉬움도 있었다"며 "저는 비록 부덕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열정과 성심을 남은 임기에 바치려한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김대통령이 '시행착오'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집권전반기 시행착오와 '아쉬움'을 거울삼아 △한반도 평화정착 △물가안정 △교육개혁을 통한 입시지옥해결 △선거혁명과 정치개혁 △정권재창출등주요 국정운영목표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국민앞에 약속한 것이다.
집권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간담회를 가진 김대통령의 자세는 '겸허했다'는게 지배적인 평가다.
대통령이 되기전 일반인에게 친숙하게 느껴졌던 정치인 시절의 YS로 되돌아간듯한 느낌을 주었다. 문민정부 출범초 개혁과 사정태풍을 휘몰아 '무서운 대통령'으로 각인된 집권전반기 이미지와는 상당한 대조를 보여준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처럼 통치스타일의 변화를 예고하면서 '문민호'의 후반기 항해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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