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세기말 역사의 굽이에서 광주비엔날레는 '새로운 예술의 질서'를위하여 닻을 올린다. 광주, 한국 그리고 세계사의 왜곡을 주체적으로 극복하고 예술의 신명나는 한마당을 위하여 그 기수를 열린 세계로 돌리려 한다.이와함께 분단의 한국사를 극복하고 분절된 세계사를 예술로 밝히는 빛고을이 되기 위하여 다양한 문화창조에 이바지할 것이다"오늘 개막된 국내 최대의 미술행사인 광주비엔날레 선언문중 일부분이다.광주비엔날레 개최의 당위성을 명쾌하게 밝힌 선언문을 보노라면 그동안의행사중비과정에서 논란이 되어왔던 갖가지 잡음과 우려들이 얼마나 부질없었나를 알수 있다.
광주비엔날레는 국제현대미술전으로 명명된 본전시를 비롯 6개의 특별전과각각 3개씩의 기념전·후원전으로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 패션, 음악, 무용,마당극등 행사기간중 펼쳐지는 각종 예술공연만 70개 단체에서 4천여명이 참여하며 해외에서도 30개국이 참여한다고 한다. 말 그대로 '문화올림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광주비엔날레의 특성을 가름하는 잣대는 무엇보다 본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현대미술전'이다.
50개국서 92명의 작가를 초대하여 1백20점의 작품을 전시한 '현대전'은 절반이 넘는 작가가 30대의 젊은층이며 40대도 30%를 넘게 차지, 가히 젊은작가들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설치작품과 비디오아트가 초강세를 이루고 있어서 21세기 세계미술의 흐름을 제시해 줄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전국민이 함께성원해주고 기뻐해야 할 광주비엔날레의 개막을 보면서 '문화도시'임을 자부해왔던 대구시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 없다.그것은 광주등 호남지역이 비록 예향이긴 해도 어디까지나 전통적 남화중심의 한국화가 강세를 보일 뿐이며 대구는 20년대 우리나라 신미술 도입시기부터 서울과 더불어 서양화단을 이끄는 쌍벽을 이루어 왔다는 자긍심이 여지없이 깨어졌다는 단순한 자괴심도 아니다.
서동진에서 이인성과 이쾌대등으로 이어지는 해방전후 한국서양화단에서가장 두드러진 업적과 성취를 이룬 거목들을 이지역에서 배출했다는 자만심에 도취해 있기엔 국내외 미술계의 흐름이 너무나 급변하고 있는데 대한 무력감만도 아니다.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대구는 이미 지난 91년부터 대구비엔날레를 개최해 온 사실을 알고 있다. 금년은 3회째로 지난11일부터 20일까지 대구시내 4개 화랑에서 열리고 있어도 시민의 참여가 적은것은 물론 미술계 내부에서도 고질적 분파주의에 젖어 냉소적 자세를 보이고 있음이 안타까운 것이다.
대구 미술계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라면 지역문화계 전체가 나서라도 대구비엔날레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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