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병풍을 보면 여러장의 그림을 접어 보관하고 필요시 펼쳐 장식하게된다. 그속에는 사계절,명산대천, 교화용 서화들로 꾸며진다. 그리고 펼치면 커다란 한장의 그림으로 변하는 연결병풍이나 두폭으로 펼쳐 방구석을 꾸미는 가리개도 있다.이러한 병풍과 함께 전해오는 부채의 합죽선도 평소에는 얼굴가리개나 햇빛차단 또는 가락장단의도구로 사용되지만 펼치면 그속에는 아름다운 예술품을 간직하고 있다. 산수나 사군자, 때로는 멋진 시 한수가 펼침과 동시에정겹게 다가온다.
한편 집집마다 미닫이문이나 심지어 장롱, 갓집의 모서리도 그림으로 장식하곤 했는데 두쪽의 문에 그림을 붙여 한쌍의 암수그림이 되게 하기도 했다.이러한 생활용도 외에도 두루마리(족자)는 오늘날의 액자와 마찬가지이지만 필요하면 펼쳐서 걸고 교환또는 불필요시엔 말아서 보관한다. 특히 요즈음의 부피 큰 액자에 비해 족자는 농이나 반다지등 좁은 공간에도 많은 양을보관할 수 있다. 그리고 요즘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화첩도 휴대용 뿐만 아니라 많은 그림을 한꺼번에 볼수 있는 움직이는 미술관 역할을 한다.옛날 선비들은 은밀히 혼자 감상하고 즐기려는 욕심으로 화첩을 즐겨 애용했다. 풍속도, 산수, 기록화등 다양한 그림외에도 최근 관심을 모은 춘화도의 은밀한 기능을 잘 이용한 예이다.
한장의 종이에 여러칸의 그림을 그려넣은 백락도나 책속의 행실도 판화들에도 간직과 이동이 수월하며다양한 그림을 한껏 감상하려는 선인들의 멋이간직되어 있다.
단조로운 액자와 한정된 전시공간, 그리고 상업화로 흐르는 요즘의 작가들과 딱딱한 현실을 보면 옛 선인들의 지혜와 멋스러움이 한없이 부럽기만 하다. 〈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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