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전문대도 경쟁시대 돌입

교육부가 96학년도 전문대학의 입학정원을 금년보다 총2만1천1백65명이나늘렸다는 사실은 이제 우리사회도 간판아닌 실속위주로 옮겨가고 있는 한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96학년도 전문대 입학정원 조정의 가장 큰 특징은 증원규모가 지난79년 이후 두번째로 큰규모라는데 있다. 교육부의 설명으로는 "제조업분야의 전문생산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의 장기 수급계획에 따른 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본란은 내년도의 증원규모를 각대학의 교육여건 평가결과와 철저하게 연계했다는 점을 우선 평가하고자 한다.

교원, 교사, 실험실습 기자재 확보율등 3개 교육지표를 네개의 등급으로나눠 증원규모를 결정한것인 만큼, 달리 표현하면 각 학교의 증원규모만으로지원예정대학의 교육여건을 가늠할수 있게 됐다.

전문대의 이같은 대규모 증원에도 불구하고 96학년도 입시의 평균경쟁률은사상최고를 기록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4년제대학이라는 '간판'보다는 자격증등 실속을 우선하는 신세대 수험생들의 전문대 선호경향이증원규모를 훨씬 앞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대가 이처럼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96학년도 전문대 정원외 특별전형에 5천명이상의 4년제 대학및 전문대 졸업자(94학년도 2천3백1명, 95학년도4천86명)가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른바 '학력파괴'현상이 본격화 하는데서도 볼수있다. 4년제 대학 졸업생들이 졸업후 우왕좌왕하는 혼란속에서 자격증을 앞세운 전문대학들이 4년제 대학들의 당당한 경쟁상대로 성장한 것이다.

전문대학들의 패기는 입시일정을 잡은 것에서도 드러난다. 전국 1백55개전문대중 후기대 입시일인 내년 2월10일 이전에 그 반수를 넘는 87개 전문대학이 일반전형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학들이 높은 취업률등을강점으로 이처럼 4년제 대학과 정면대결을 선택한 것은 '4년제 대학 낙방생의 도피처'로 여겨져 왔던 전문대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져 새롭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신설된 35개학과는 일반 4년제 대학으로선 생각지도 못할 순발력으로 시대의 변화를 섬세하게 읽은 결과들이다. 자동차 서비스, 도시환경 디자인, 컴퓨터응용, 환경보호, 패션디자인과등 하나같이 오늘의 사회와 깊이 관련된 부분들이다. 전문대도 이제 보호.육성시대에서 경쟁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특히 여성관련 학과들이 크게 늘어난 것은 여성 영역 개발의 확대라는점에서 더욱 활성화 돼야 할것이다. 전문대학들의 활기찬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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