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발생한 현대전자 단체연수단 인질사건은 체제이행기의 사회적불안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는 러시아에서의 관광이 상상이상으로 위험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대표적인 사례다.이번 사건은 특히 종전에 러시아 여행객이 종종 겪었던 사건들처럼 야밤에발생하지도 않은데다 사건발생 장소도 모스크바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크렘린궁옆 붉은 광장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지난 몇년간 체제이행기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지난해말부터는 체첸분쟁까지 겹쳐지는 바람에 러시아에서 인질납치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했던 것은사실이지만 이번처럼 외국인 단체관광객을 상대로 일어난 범행은 없었다.현재 러시아에 장기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의 숫자는 유학생 1천여명을 비롯해 국영기업체 및 상사 임직원, 종교단체 선교사 등 모두 1천5백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러시아가 개방되면서 서울에서 출발하는 유럽관광객은 거의 모두가 빼놓지 않고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거치고 있기 때문에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장단기 체류자는 연간 3만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관은 그동안 여름관광철에 빈발했던 관광객 상대강력사건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각 여행사들에 각별한 주의를 요청하는 한편 관광객들에게도 범죄를 유발하는 행동을 삼가줄 것을 당부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외국인이신용카드를 주로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한국인들은 현금소지가 많아 범죄자들이 노리는 제1호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기때문이다. 살기가 좀 나아졌다고외국에 나가 현금을 마구 쓰는 관광객들이문제인 것이다.
그렇지만 예산과 인력 등의 문제때문에 교민과 관광객 안전을 위해 충분한활동을 펴지 못한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구체적인 예로 전세계 공관중 어느곳보다도 강력사고의 위험요소가많은 러시아대사관에는 최근까지 외사주재관이 파견되지 않아 현지 경찰로부터 원활한 업무협조를 받지 못해왔다.또 주러시아대사가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그루지야 등CIS(독립국가연합) 5개국 대사를 겸임하는 등 너무 광범위한 지역을 맡고 있어 능률적인 영사업무를 펼 여력을 갖추지 못했다.
이와함께 광대한 러시아 영토에 총영사관은 블라디보스토크 한곳에 그치는등 물리적인 한계도 종종 취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이때문에 현지 교민들은 현재 한국관광객의 주요 관광코스가 돼있으며 유학생도 3백명이 넘는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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