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송연예-음악은 나의 축복

"음악을 하게 된 걸 축복으로 생각해요"안동 출신의 당찬 아가씨 김명자양(23)의 첫마디였다. 95 대학가요제 동상을 수상한 계명대 작곡과 2학년 김명자양은 흔히 보는 대학생과는 다르다.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중창단이니 그룹사운드니 댄싱팀 등을 조직해 대중가수로의 꿈을 키워왔고현재도 대구시내 모나이트클럽에 전속 키보드 연주자겸 가수로 활약중이다.

대학 작곡과 학생이 밤무대 가수로 활동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미 예순을 넘긴 아버지가 폐암 말기를 선고받고 시한부 삶을 살고 있어 학비는 물론 생활비까지 혼자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린다 론스테드를 너무좋아한다는 김명자양은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묻는질문에 "저는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뮤지션이고 싶어요"라며 개인적으로 쿨재즈와 리듬 앤 블루스 계열을 좋아하지만 자신의 음악을 그런 범주에 한정시키고 싶진 않다고 야무지게 말했다.

"재즈는 무언지 알 수 없는 극적요소가 있어요. 피아노 선율 하나로도 사람의 미묘한 감성을 두드릴 수 있는 그 무엇이죠"라며 재즈에 대한 깊은 애착과 미련을 보였다.

"누구보다 지금 안동 경안중학교에 재직중이신 김재근 선생님께 감사드려요. 그리고 안동중학교의 권정욱 선생님께도.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제음악공부를 지도해 주신 분들이죠"

언제고 한번 찾아가고 싶지만 매일밤 무대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기 때문에아직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하루에 잠잘 수 있는 시간은 고작 두세시간. 새벽 두시에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도 아침 일찍 수업이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수업을 들어야하기 때문이다.

동상 수상곡 '예감'의 원래 제목은 '나 이제 그대를'이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이 예감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스스로 노력해서 사랑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담은 곡.

제목이 너무 통속적이란 지적때문에 본선에 오르기 전에 급히 바꾸어 버렸다. 독창성과 실험성을 중시하는 대학가요제에서 말 그대로 통속성으로 승부를 건 김명자양이 동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이상의 넉넉한 가창력과 곡소화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대중음악 관계자들은 "앞으로 대구.경북 지역, 나아가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대형 가수의 재목감"이라며 한결같이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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