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UN총회 연설의미-한국 국제사회위상 강화 확인

김영삼대통령의 '유엔50주년기념 특별 정상회의'연설은 우리 국가원수로서는 최초로 1백50여개국 국가원수들 앞에서 유엔발전 문제에 관한 연설을 했다는 역사적 의의를 안고 있을 뿐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21세기 유엔의 변화와 개혁을 위한 새로운 제의를 담고 있어 각국 정상들의 주목을 끌었다.이날 연설은 과거 유엔의 주수혜국이던 우리나라가 열강과 어깨를 겨루며세계평화와 인류복지의 문제를 논하게 됐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변화와개혁을 주도하는 중견국가로 성장했음을 확인시켜주는 이벤트였다고 할 수있다.김대통령은 '유엔의 변화와 개혁-21세기 세계공동체시대를 향한 새출발'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지난 반세기동안의 유엔의 업적을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정보화와 세계화로 특징지어지는 21세기를 맞아 유엔에 개혁이필요함을 강조했다.

환경, 마약, 난민, 빈곤퇴치등 지구적차원의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다자협력의 장으로서 유엔의 역할이 중요하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국제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 개혁을 통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김대통령은 유엔 개혁을 위한 5가지 방안을 제의했다. △유엔의 민주화와안보리의 대표성 강화 △분쟁예방기능의 강화 △경제, 사회, 환경 등의 개발요구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대응 △인간우선 및 가정중시활동의 적극화 △유엔 기능강화에 따른 예산부담 및 운영에 관한 새방안 모색 등이다.김대통령은 또 유엔 개혁의 실천을 담보하기 위해 첫째로 유엔의 비전을모색하기 위한 특별총회를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유엔 특별총회는 유엔헌장 제20조에 따라 안보리 또는 회원국 과반수의 요청으로 소집되도록 돼 있으며, 지난 50년간 모두 18차례의 특별총회가 소집돼 팔레스타인 문제, 남아공의 인종차별(아파르트헤이트) 문제, 신국제경제질서 수립, 군축, 개도국 경제개발지원, 마약퇴치 등 주요 국제현안들을 논의한 적이 있다.

유엔 창설 50주년을 맞아 세계인의 관심과 기대가 유엔으로 집중되는 시점을 맞아 유엔을 국제협력에 기초한 국제평화와 안전의 유지, 경제사회적 발전과 인권보호 및 증진을 보다 진지하게 논의하는 장소로 격상시키자는 제안이다.

김대통령은 둘째, 다가오는 21세기를 전인류가 공존공영하는 참다운 세계공동체 시대로 만들기 위해 세계 정상들이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앞으로 5년마다 한번씩 유엔 정상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그 첫번째 회의를 2000년에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

김대통령이 유엔특별총회 개최제의에 이어 정례 정상회의를 제의한 것은전세계 지도자들이 21세기 국제관계에 있어 역할이 확대될 것이 확실한 유엔의 활동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전세계 인류가 진정한 하나의 '공동체'로서 평화롭고 복된 삶을 함께 영위해 나가는 국제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한 노력에 각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나가자는 것이다.

김대통령의 이날 제의는 유엔 50주년을 맞아 한곳에 모인 각국 지도자들에게 냉전이후 새로운 국제질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엔이 새시대의 도전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개혁을단행해야 한다는 세계인의 정치적의지를 결집해 전달했다는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 우리로서는 안보리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앞두고 유엔의 효율적 운영과발전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자연스럽게 밝혀두면서 향후 유엔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고 갈 주도국에 참여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확보하려는 포석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각국 지도자들 사이에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켰는지는 회의가 진행되는 과정을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뉴욕에서 여칠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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