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강은 산을 껴안고 48"에이즈?"
땅땅이가 나를 본다.
"예, 에이즈. 추 춤출 때, 그런 것 같다고. 흑인요, 까만 사람하고 잤데요"안경장이가 전화를 걸다말고 땅땅이를 본다.
"사망자 삼촌인데, 뭐라고 말할까요?"
"교통사고 중상이라 해둬. 보호자나 빨리 여기 지서로 오라고" 안경장이가수화기에 대고 그말을 전한다. "짐작이 가누만. 정순경, 여기 보건소 에이즈감염 여부 판정할 수 있을까"
"글쎄요, 시골이라. 물어보지요"
윤이장이 땅땅이에게 다가간다. 차례도 못지내고 와서 집으로 가야겠다고말한다. 땅땅이가 허락한다. 조사 마치고 오라며, 이장이 나와 짱구에게 말한다. 나도 이장과 함께나가고 싶다. 할머니의 노망기가 또 도졌을는지 모른다.
"장씨는 추석날 고향에 안 가오?"
땅땅이가 묻는다.
"고아 출신입니다. 거기, 주민증 호주는 고아원 원장이구요""정순경, 보건소 전화 넣어봐. 타박상도 알아보구"
그말울 짱구가 얼른 받는다.
"타박상? 술 취해 진종일 헤매고 다녔으니 오죽 자빠졌겠어요""당신, 뭘 많이 알구먼"
"고아원 이력이니 눈치로 살아온 세월 아닙니까"
땅땅이가 짱구에게 계속 이것 저것 묻는다. 짱구가 열심히 대답한다. 나는떨고 앉아 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짱구가 일어선다. 무슨 종이에 손도장을 찍는다."싸리골로 들어갈 거지요?"
땅땅이가 짱구에게 묻는다.
"여부 있습니까. 시우 쟤 성묘하러 먼 길 왔는데. 내일 아침에 떠날 겁니다"
"참고할 일 있으면 이장댁에 연락하리다. 또 봐요"
짱구와 나는 지서 마당으로 나온다.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짱구가 차에오른다. 빨리 떠나자고 한다. 나도 빨리 할머니를 만나고 싶다. 승용차가 출발한다. 와이퍼가 작동한다. 차가 속력을 낸다. 구절리 쪽, 다리를 건너지않는다. 차는 읍내로 곧장 빠르게 달린다.
"아 아우라지 안 가?"
"거긴 왜 또 가. 성님 찾으셔. 빨리 종성으로 가야지"
나는 숨이 막힌다. 말을 할 수가 없다. 아우라지 쪽을 돌아본다. 비가 강물에 빠지고 있다. 순옥이가 죽은 강물이다. 순옥이의 몸이 물 위로 떠오른다. 단풍 무늬 원피스가 물살에 떠내려 간다. 순옥이는 처음으로 내 몸을 받아주었다. 순옥이의 얼굴이 차창에 어린다. 빗방울이 눈물처럼 창에 맺힌다.와이퍼가 빗방울을 밀어낸다. 나는 그만 울음을 터트린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트럼프, 중동상황으로 조기 귀국"…한미정상회담 불발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