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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푸른나무(290)-제10장 아우라지의 희망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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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밤 자고 올는지 몰라. 그동안 잘 부탁해"경주씨가 안전벨트를 매며 말한다. 자원봉사 여대생 둘이 손을 흔든다. 뒤쪽에 서 있는 장애노인, 장애아들도 손을 흔든다. 운전석에 앉은 경주씨도손을 흔든다. 승용차가 출발한다. 비닐하우스촌을 떠난다. 소형 승용차다.자원봉사 여대생이 빌려온 차다. 짱구와 나는 뒷자리에 앉아 있다. 스키모자를 눌러쓴 짱구는 말이 없다. 등받이에 몸을 묻은 그의 표정이 침울하다. 왕숙천을 벼켜 차는 곧 한강변으로 들어선다. 무심한 강물이 가을볕에 반짝인다.

"시우씨, 온주시가는 길이라요. 이 강을 따라 계속 거슬러 오르면 정선에닿게 되지요"

경주씨가 말한다. 미미도 그런말을 했다. 나는 가슴이 울렁거린다. 우리는 아우라지로 간다. 나는 다시 도시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할머니와 오래오래 아우라지에서 살고싶다. 그곳은 논과 밭이있다. 강이 흐른다. 높은산이 있다. 맑은 햇빛과 시원한 바람이 있다. "넌 정말 도시로 다시는 나오지 마. 더욱 밤의 세계에는 발들여 놓지마" 짱구가 말했다. "시우씨는 자연과 닮은 자연인이예요. 자연과 닮은 사람은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해요. 모든인간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시우씨가 먼저 자연 속으로 들어가야 해요" 경주씨가 말했다. 나는 놓아주지 않던 쌍침형은 죽었다. 우리 조 식구는흩어졌다. 우리는 함께 젖을 먹었다. 팔뚝에 문신을 새겼다. 짱구는 물론,나도 이제 조직원이 아니다.

승용차가 온주시 신촌 네거리를 지난다. 푸른 간판이 걸린 은행 앞을 지난다. 골목을 꺾어들면 흥부식당이 있다. 식당 옆은 미화꽃집이다. 인희엄마,인희는 잘 있는지 모르겠다. 미미도 보고 싶다. 차를 잠시만 정차시켜달라는말을 나는 못한다. 이제 흥부식당, 미화꽃집은 볼 수 없을 터이다.승용차가 다시 한강변으로 빠진다. 경주씨가 옆자리 앞 박스를 뒤진다. 테이프가 많다. 테이프 하나를 골라낸다. 뮤직박스에 테이프를 꽂는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소리가 흘러나온다.첼로 소리가 섞여든다. 나는 첼로 소리 듣기를 좋아했다. 그 소리는 음이 깊고 둔중하다. 바이올린 소리가 목젖까지라면, 피아노 소리는 가슴까지 내려간다. 첼로 소리는 더 아래 배까지 내려가서, 울린다. 풍류아저씨가 가르쳐준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4번' 테이프가있냐고 경주씨에게 묻고 싶다. 그러나 그 곡은 내 머리 속에만 남아 있을 뿐이다. 곡 이름은 떠오르지 않는다.

"경주씨, 여자가 왜 자살을 할까요?"

짱구가 갑자기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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