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국민회의에 비상대기령이 내려졌다. "국회회기가 끝나더라도 언제라도 연락이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으라"는 김대중총재의 지시다. 김총재는15일당무위원 의원 연석회의에서 이같은 지시를 했다. 김총재는 전투를 앞두고 병사들을 격려하는 장수와도 같은 비장한 모습이었다.국민회의의 분위기가 강성기류로 흐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일 보라매공원 집회를 전후로 해 국민회의에서는이미 '사생결단' '필사의각오'같은 용어들이 오간 적이 있다. 강삼재신한국당사무총장의 김총재 은퇴요구등'DJ죽이기'를 최종목표로 하고 있는 여권의 기류에 대해 강성으로 부닥치겠다는 결의를 과시한 셈이었다.
그러나 이번 비상대기령은 그 때보다 상황이 더 긴박해졌음을 말해 준다.바로 정치권사정 강행설때문이다. 김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지금 우리당은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서 있다"며 "이제 승리냐 패배냐의 길 밖에 없다"고강조했다.그는 "나는 여러분의 선두에 서서 투쟁할 것이니 자신을 갖고 일치단결해 싸우자"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이날 김총재의 단호한 어조는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의지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투쟁의지를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였다.
김총재는 여권이 정기국회 폐회와 동시에 벌일 것이라는 정치권사정이 자신을 죽이기위한 여권의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중진들도 대상이지만 결국최종목표물은 자신이 될 것이라는 위기감인 것이다.
국민회의는 이번이 총선을 앞둔 당에 최대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꿔말하면 이번만 잘 넘기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김총재의 정계복귀와신당창당에 대한 비난여론도 잘 넘겼고 20억원 수수파문도 여권의 대선자금내역공개요구로 수세를 공세로 역전시켰다고 보는 국민회의다.또한 여권이 공세로 나서려 하지만 어차피 여권도 '약점'이 많은 만큼 일방적으로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약간의 자신감도 배어있는 듯하다.그렇다고 국민회의가 마냥 강성으로만 흐르는 것은 아니다. 대결이 불가피하다면 피하지 않고 정면대응하겠지만 대화로 풀 수 있다면 대화 쪽을 선택하겠다는 신호를 꾸준히 여권에 보내고 있다.
김총재도 이날 "현 시국을 시끄럽게 만들 생각은 없지만 여권이 '김대중매장작전'을 한다면 생존을 건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솔직히 우리는 공격이 목적이 아니라 방어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최근에 나온 "김영삼대통령을 도울 용의가 있다"는 화해 제스처의 연장선에 있는 발언이다. 이날도 그는 "30년 정치생활에서 김대통령에 미운 정 고운 정도 들었다"며 대결보다는대화를 택하겠다는뜻을 분명히 했다.
결국 김총재는 여권을 향해 화전 양면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화냐 대결이냐의 선택권을 여권에 넘기고 있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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