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퍼스트레이디 3파전

힐러리 클린턴 여사와 엘리자베스 돌 여사는 이번 미국대선에서 퍼스트레이디자리를 놓고 남편들과 함께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 미국 최고의 여성 뉴스메이커들이다.빌 클린턴 대통령 부인인 힐러리와 밥 돌 공화당 상원원내총무의 부인인 엘리자베스는 그러나 선거전 초입부터 내조가 시원치 않은 편이다.이에비해 한국계로 역시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에 도전하고 있는 필 그램 상원의원의 부인 웬디 그램여사는 미국인들로부터 존경받는 여성으로 꼽히고 있어 좋은 대조를 이룬다.

힐러리는 화이트워터 스캔들과 관련 정초부터 美퍼스트레이디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법정에 불려가 증언을 하는 수모를 겪었다. 엘리자베스는 최근 그녀가 연설수수료로 받은 돈을 전액 적십자 자선기금으로 희사했다고 신고한 것과는 달리 절반 이상을 호주머니에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 퍼스트레이디 주자들이 돈 문제를 둘러싸고 정직하지 못하다는 점.정직성을 문제삼아 닉슨 前대통령을 현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게 했던 美國의정치풍토상 퍼스트레이디 후보들의 정직성 문제는 남편들의 대선가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여사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화이트 워터스캔들과 관련, 美퍼스트레이디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연방대배심에 출두해 무려 4시간동안 배심원들로부터조사를 받았다.과연 그녀가 법망을 피해 갈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이번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연방대배심은 이 사건을 공식 기소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기때문이다. 만일 이 사건이 형사사건으로 공식 기소되는 경우 클린턴 대통령은재선 가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하다.

엘리자베스 여사 역시 힐러리 여사와 마찬가지로 변호사 출신이다. 그녀는 레이건 및 부시 행정부에서 노동장관, 교통장관을 역임한 여성거물. 또한 작년 가을까지 美적십자사 총재직에 있다가 돌의원의 선거운동을 합법적으로 돕기위해 임시 휴직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그녀는 연설수수료로 받은 돈 87만5천달러 전액을 적십자 자선기금으로 희사했다고 신고한 것과 달리 절반이상을호주머니에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이처럼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선두주자들의 부인들과는 달리 그램 상원의원의부인 웬디여사는 한때 미국 3대 여성지도자로 꼽혔던 명예를 끝까지 지키고 있다.하와이에서 태어난 한국교포 2세로 李씨 성을 가졌던 웬디여사 역시 다른 부인들 못지 않은 미국내 여성거물.

경제학 박사이자 교수출신으로 웬디여사는 레이건과 부시 행정부에서 美연방생필품교역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연방정부의 금융시장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는데 큰 업적을 남겨 한때 미국을 이끄는 3대 여성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선정되기도 했다.

검은 머리에 작은 키의 전형적인 한국여인의 모습을 한 웬디여사는 소수민족에대한 美유권자들의 전통적인 편견도 불식시킨 채 美언론들로부터 웬디여사와그의 아들들은 그램 후보의 훌륭한 자산 이란 칭송을 받고있다.

〈워싱턴. 孔薰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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