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야권의 전국구 몸살

야당가를 뒤흔든 전국구 공천과 관련된 뒷 얘기들은 냉소적인 유권자들의 시각을 더욱 차갑게 만들고 있다.

깨끗한 정치, 돈 안드는 선거를 어느 때보다 강조한 최근의 정치권이었기에 유권자들은 혹시나하며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제1야당이 지역구 공천을 둘러싸고 공천장사니 헌금이니 하는 싸움의 소용돌이 속을 헤맬 때 이를 강건너 불 보듯 하며 조롱했던 정당에서도 그와같은 의심이 가는 후보공천이 자행됐다는 점은 두고두고 곱씹을 만한 대목이다. 유권자들입에서 역시나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특히 개혁의 심장부라는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手足같은 인사에 의해 비리가 자행돼 국민들을 분노의 수준을 넘어 아연 실색케 한 최근의 정황에서 정치권의 患部가 또 불거진 사실은 벌어진 입을 좀처럼 다물지 못하게 한다.

민주당은 그들 말대로 자정능력을 발휘하며 하루만에 급히 불은 껐다. 개혁성과 당이미지에 걸맞지 않은 후보를 공천했다 며 반발하는 당내여론을 수렴, 27일즉각 특정인의 공천을 철회하고곧바로 수습의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다만 깨끗한 정치를 최대의 상품으로 내놓으며 3金의 부정적인 측면을 공격해온 정당에서 공천잡음이 생겨났다는 점은 뼈아픈 감표요인이 아닐 수 없다.자민련은 민주당만큼 문제가 외부로 불거지진 않았다. 그러나 더욱 크게 비화될 소지는 안고 있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이뤄낸 통합의 그림자가 아직 드리우고 있는 정당에서 계파문제가 불거졌다는 점은 3당합당후 민자당에서 보여준 선례에서도 우리의 예측은 가능하다. 벌써부터 신민계의 조직적인 반발이 불거져 선거를 눈앞에 둔 金鍾泌총재의 발목을 잡으려 하고 있다.또 그 와중에 돈냄새마저 물씬 풍기고 있어 사태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자민련은 지역안배 라며 돈과는 관련이 없다 는 말을 되뇌이고 있지만 액면대로 믿어지지 않는다.보수元祖라고 외치는 자민련이 인재난이 아니라면 이번공천은 전국구 본래의 취지와는 크게 동떨어진 감이 없지않다. 때문에 보수세력이 결집해 선거후의 정계개편을 주도할 것 이라며 건강한보수 를 외치는 자민련의 구호가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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