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의 도시 풍경에 침입한 또하나의 흉물(?)이 있으니, 바로 주유소이다. 본래 주유소는 특수한 시설로서 우리의 도시생활에서 두드러진 곳은 아니었다.
그러나 폭발적인 마이카시대에 즈음하여 자동차는 필수품이 되고 주유소 또한 우리의 생활주변에깊숙이 들어와 버렸다. 그러자 주유소 건축허가의 거리제한이 철폐되면서, 대구에만도 1백여개소이던 것이 작년 근 3백개소로 늘어났다. 치열한 판촉전이 벌어지는 영업장이 된 것이다. 그런데주유소가 왜 대부분 황당한 모습이 되는가?
주유소끼리 너무 인접해서 안전문제도 심각하지만, 대개의 주유소가 원색이나 형광색으로 울긋불긋 치장하니 그 유치한 색채와 꾸밈이 너무 자극적이다. 여기에 싸구려 약장수 같은 광고 현수막도 한몫 한다. 과용한 조명이나 울려 퍼지는 음악도 신경쓰인다. 게다가 건물같기도 하고 구조물같기도 한 그 뚫린 모양 탓에 볼품없는 이웃집이나 뒷배경이 대로에 훤히 노출된다.마침내 광대같은 주유원이 호객하는 모습이나 섬뜩한 인형들이 기계작동하는 동작에 의하여 주유소 풍경은 극에 달한다. 스피드있는 운전자의 시선을 잡으려니 당연한 수법인지 모른다. 허나 그어디에도 유래가 없는 진풍경이다.
이러한 주유소는 결국 도시의 가로풍경을 무참히 파괴하는 이물질이다. 즉 가로의 연속성을 깨뜨리며, 전체의 조화를 뒤흔드는 것이다. 도시 풍경에 주유소가 그렇게 중요한 시각적 대상물이 결코 아닌데도 불구하고 너무 과잉된 시각적 충격을 준다.
앞으로 닥칠지도 모를 모토피아 , 즉 기름 냄새가 진동하고 외견상 번쩍거리는 자동차만능의 비인간적인 기계도시를 미리 보는 것 같아 우울해진다. 지금 주유소는 도시건축문화의 불모지대이다.
〈영남대 교수.조경학 김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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