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미그機귀순과 먹통防空網

北韓 공군 평남 온천비행연대 소속 책임비행사 李철수대위가 어제 오전 미그19기를 몰고 귀순해 왔다. 1950년이래 북한 공군기를 몰고 귀순해 온것이 7차례나 있었지만 지난 83년2월 李雄平대위의 귀순이후에는 실로 13년만으로 이 하나의 사건으로 북한내부사정을 짐작케 한다.

李대위는 북한체제 아래서는 더이상 살수없어 귀순을 결심했다 고 동기를 밝혔지만 북한에는 늙은 아버지와 처자를 남겨두어 그들이 받을 고통을 생각하면안쓰럽기 짝이 없다. 귀순이 있기 5시간 전 서해 소청도부근에서는 북한 고속경비정 5척이 북방한계선을 넘어 우리지역으로 5㎞나 내려오는 해상도발사건이발생,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다.

같은날 오전에 바다와 하늘에서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발생한 도발 과 귀순이 어쩌면 북한의 참모습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것이나 다름없다. 바다에서의도발은 군사적 의도 이지만 하늘에서의 귀순은 한 개인조종사의 우발 이나다름없지만 이 두가지를 합한 것이 북한의 오늘이자 숨길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북한이 아무리 벼랑끝 외교를 구사하고 韓.美공동으로 제의한 4자회담을 거부하고 있어도 북한 내부의 동요는 체제를 흔들만큼 강렬하고 위기감은 날로 고조되고 있는게 숨길수 없는 실상인것 같다. 이번 李대위의 귀순은 북한내에서도 가장 사상성이 강한 공군조종사 사회에까지 체제붕괴의 기미가 스며들고 있으며 그 기운은 서로의 마음과 눈빛을 통해 확산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북한 군부내의 군기문란사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보안요원이 駐平壤러시아대사관을 습격했으며 군인들이 군량미 창고를 터는 일도 있었다. 북한은이러한 일련의 기강해이사건을 막기위해 연중 최대훈련인 동계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전군에 사상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李대위의 귀순이후에는북한 내부의 동요는 한층 더 심해질 것이며 따라서 북한의 내부단속을 위한 대비책이 남한도발이란 엉뚱한 방법으로 표출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런데 우리측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李대위가 귀순하는 시간에 중앙민방공통제소(TACC)가 경계발령을 내렸으나 수도 서울의 방공망은 구멍이 뚫려

경계사이렌을 울리지도 못했다고 한다. 전투기의 공격을 앞세운 실제상황하에서 경계경보가 먹통이 되었다면 얼마나 많은 피해와 인명손실을 당했을까를 생각하니 기가 막힌다. 북한의 도발은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이다. 철저한 경계와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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