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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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천초등학교 文信子교장의 반닫이"

좌중을 사로잡는 입담과 넉넉한 인심으로 소문난 대구 신천초등학교 文信子교장(58)은 그옛날 친정어머니가 사용했던 반닫이 하나를 40년가까이 간직하고 있다.

양조장 6개를 가진 영덕 갑부집의 안주인이었던 어머니(李正江). 참의원을 지낸 아버지(文明琦)가자식들에게 자상했던데 비해 어머니는 늘 엄했다. 하지만 남들에게 잘 베풀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명산대천에 불공드리러 가지말고 내집 문전에 오는 사람 괄시마라 던 어머니는 걸인들조차극진히 대접했다. 남루한 차림의 그들을 사랑채에 들게한뒤 손수 밥상을 차려 대접했고 그들이먹은 밥그릇도 직접 씻었다. 부엌일꾼들이 3명이나 있었지만 모두들 걸인을 꺼려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께선 걸인접대용 그릇들을 깨끗이 닦아 궤짝같은 곳에 넣어두고 꺼내 쓰곤 하셨는데 아마저 반닫이도 그런 용도로 사용된것중 하난지 모르겠습니다 보시를 생활화했던 어머니가 타계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땅을 치며 울던 모습을 문씨는 잊지 못하고 있다.

10남매중 여덟째, 범띠에다 말괄량이라고 버망장다리 라는 별호를 얻을만큼 기가 셌던 문씨는커가면서 나눔을 몸에 익혔다. 일욕심은 많아도 물건은 2개를 못지니는 성격이 됐다. 친구들은 문씨에게 뭔가를 선물할때 이것 또 남 줄래? 하고 묻는다.

문씨는 요즘도 어머니의 손때가 밴 반닫이를 현관 마루에 두고 들며나며 본다. 나이를 먹을수록공수래 공수거의 옛말이 새삼 되새겨진다. 지난 현충일엔 친구 두명과 함께 영덕의 1백명 가까운미망인들을 찾아 생필품 등을 나누고 왔다. 작은 것이라도 나누며 살자는 것이 내 좌우명이 됐습니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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