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春秋

지방자치제가 되면서 지방의 골이 더 깊어지는 경우를 도처에서 본다. 일테면 지방과 지방의 관계가 서울과 지방의 그것보다 훨씬 더 멀어지고 보다 경쟁적이 되었다. 그래서 오가는 지역주민도 서먹할 때가 많다. 더구나 타지에 정착하는 이방인의 심정은 더욱 어색하게 된다. 그것은 지역의 프로야구단을 응원하는 편가르기 정도의 애교섞인 문제가 아니다.

어느 지방에나 정도의 차이일뿐 배타주의는 있다. 지역이기든 지방색이든 꼭 따라붙는 것은 타향민이나 외지인에 대한 방어본능이다. 그것은 집단적이든 개별적이든 많든 적든 꼭 나타나는 지역정서라는 군중심리같다. 이러한 지역주의는 그 지방의 주체성을 유지시키고 지역의 본질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면도 크다. 다만 보수적인 지방일수록 이러한 세력권역의식은 더 강하다. 우리 대구도 매우 심한 배타적 지역성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지역의 강한 주체성을 이루는 성격이 있다는 것은 좋은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냉정한 지역이기주의의 일면도 있다.

외지인이 굴러들어와서 기를 못 편다면 그것을 기분좋게만 볼 일인가. 어느 지역사회이든 적당히외지인도 섞여 살기 마련이다. 하물며 세계화하는 마당이고 인터넷하는 시대 아닌가. 본의든 아니든 지역에 흘러들어 오는 수많은 사람들, 그 중에는 전문인이나 고급인력도 꽤 많을 것이다. 또한지역을 기회의 땅으로 보고 문을 두드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역의 인구가 많으면 좋다는 산술이야기는 두고서라도, 그러한 외지인이 지역에서 마음껏 활동할 수는 없을까. 관광객만 좋아할것이 아니라 외지인을 환영하는 도시는 없을까.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빼먹는다는 배타적인이야기는 더 이상 곤란하다. 고개숙이지 못하겠으면 떠나라 하는 엄포는 더욱 난감하다.어디나 있는 현상이라지만, 지역의 중심적 세력 혹은 그러한 지역민의 주인의식은 역시 많고 크고 강하기에 아량과 여유를 지녀야 제격이 아닌가한다. 다수의 횡포나 지역연고 그리고 학연을극복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경상도인심을 회복하자. 大邱的 이란 큰그릇으로서 강직하면서도 포용하는 여유와 그 멋 이란 말로도 됨직하지 않겠는가. 그런 포근하고 따뜻한 도시가 아쉽다.〈영남대 교수.조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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