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은 농부에게 최대의 기쁨이다. 씨 뿌리고 거름 주고 김매는 정성 끝에 농부는 수확의 기쁨을누린다. 이때의 희열은 상품이 될 수 있다.
美國의 대도시 주변에는 이 수확의 기쁨을 도시사람들에게 돌려주는 잘 가꿔진 관광농원들이 많다. 딸기로 시작해서 크리스마스 트리까지 한 겨울만 빼고 이 농장들은 내내 도시사람들로 붐빈다.
이들은 탐스럽게 가꿔진 과일이며 야채를 손수 따서 인건비 가 빠진 싼값을 지불하고 싱싱한 푸성귀들을 구할 수 있다. 농부는 수확철 비싼 인건비를 들이지 않아 좋고 도시인들은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며 하루 낮 전원의 풍성함에 흠뻑 젖는다. 그래서 美國 도시사람들에게는 봄이면 딸기농장, 가을이면 사과농장에 가는 것이 정해진 관습처럼 돼있다.
메릴랜드州 래리랜드 농장은 워싱턴D.C. 인근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농원이다. 래리랜드농장은 5월 하순께 딸기가 익으면 문을 연다. 그때쯤이면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질 농장관광을 위해잔디밭을 정리하고 카탈로그를 새로 제작하는 등 준비에 바쁘다.
래리랜드 농장의 소유주인 로렌스 무어씨는 우리 농장은 우리가족이 직접 가꾸고 운영하는 곳이라며 아무 억눌림없는 홀가분한 기분으로 싱싱한 농작물들을 직접 수확하고 마음껏 쇼핑할 수있는 패러다이스 라고 자랑한다.
래리랜드 농장은 5월하순 조생종 딸기를 시작으로 해서 6월말 만생종 딸기 수확때까지 봄철딸기 관광시즌이 계속된다.
딸기가 끝물에 들 무렵인 6월 중순께면 체리가 빨갛게 익어 레습베리의 계절까지 다리를 놓는다.딸기철이 끝나는 6월말이면 이제 산딸기와 비슷한 여러 품종의 빨갛고 파랗고 검은 빛깔의 레습베리들이 9월까지 끊임없이 열매를 맺는다.
그 사이 농장은 7월초부터 9월중순까지 복숭아철을 맞는다. 이곳 래리랜드 농장 복숭아밭에 있는 품종은 무려 35가지. 우리로 치면 천도복숭아 랄 수 있는 레드 헤이븐 에서부터 털없는 복숭아에 이르기까지 복숭아 품종에 따라 맛을 비교해보는 것도 커다란 재미다. 농장안에서 과일이나 야채를 따먹는 것은 얼마든지 공짜 기 때문이다.
복숭아철은 자연스럽게 사과철로 이어진다. 기자가 작년 9월 이곳 농장을 찾았을때 사과나무마다가지가 휘도록 달려있는 새빨간 사과는 보는 것만으로도 풍성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물론 나무에서 막 따낸 사과의 바삭바삭한 맛과 줄줄 흘러내릴 정도로 풍부한 사과즙은 최고의 신선함을느끼게 했다.
과일만이 아니다. 사과밭 복숭아밭으로 이어지는 드넓은 들판에는 여러가지 야채들이 가지런히재배돼있다. 시금치, 상추, 콩, 토마토, 옥수수 등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야채를 비롯해, 브로콜리,스냅 빈, 비츠, 스콰시, 캔털로프 등 美國사람들이 즐겨먹는 푸성귀들이 골고루 심어져 있다.관광객들은 농장 요소요소에 미리 마련돼있는 비닐봉지를 집어다가 필요한만큼 야채를 따다가 계산을 하면 된다. 물론 그 값은 도시지역의 슈퍼마켓에 비해 절반 이하며 그 싱싱함이란 비교하기조차 어렵다.
래리랜드 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주로 가족단위 도시인들이다. 이들은 주로 주말에 몰려온다.평일에는 각급 학교에서 견학을 오는 학생들로 붐빈다. 농촌을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장이기 때문이다.
이들 학생들을 위해 농장에서는 캠핑이나 대규모 집회가 가능하도록 잔디광장을 마련해두었다.잔디광장에는 캠프파이어도 가능하도록 돼있다. 이곳에서는 각급학교의 단체 견학은 물론 보이스카우트와 같은 청소년 단체의 캠핑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곳에서 생일파티를 갖거나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도 많다는게 농장주 무어씨의 말이다.
산교육의 현장 이란 의미에서 워싱턴DC 지역 최대의 공항인 덜레스 국제공항 부근 프라잉팬 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지난 18세기 초기 이민 시절 농장인 플랜테이션을 그대로 보존해 공원으로 만들어 둔 곳이다. 이 공원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대장간들이다.
여기에는 대장장이들이 지금도 옛모습 그대로 풀무질을 하고 말굽 편자를 박고 있다.대장간은 美國사람들이 그들의 대표적인 문화전통으로 여기고 있는 유산이다. 그래서 美國인들은옛모습의 대장간을 보면서 초기 이민시대와 서부 개척시대의 교훈을 찾는다. 이 공원에 각급 학교의 학생들이 줄을 지어 견학을 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곳 대장간은 포토맥 대장장이 조합 이란 단체에 의해 운영된다. 이 조합은 옛 모습의 대장간을 곳곳에 운영하면서 회원들을 모집해 대장장이 기술을 전수한다. 프라잉팬 공원 대장간에서 만난 대장장이 톰 코커씨는 일반인들에게 역사를 경험하게 하기 위한 것이 우리 조합의 목적 이라고 소개했다.
이곳 공원에는 대장간 뿐아니라 2개월에 한 차례씩 남북전쟁 당시 야영지와 생활상을 재현하는역사교육의 장이 마련된다. 당시 남군과 북군의 군인복장을 한 병사들은 역시 당시에 사용했던소총과 칼 등 무기를 들고 총검훈련을 하는 장면을 실연한다. 또 야영장에서는 당시 복장을 한주부들이 실제로 식사를 준비하고 직접 만든 레모네이드와 같은 음료수를 견학온 어린이들에게제공하기도 한다. 이때면 공원 전체가 18세기로 되돌아간다.
래리랜드농장과 프라잉팬공원의 경우에 비하면 로우던 카운티(우리나라의 郡에 해당)의 팜 컬러투어 프로그램은 카운티 정부에 의해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농촌관광 프로그램이다.로우던 카운티는 가을이면 아름다운 색색의 단풍으로 유명하다. 로우던 밸리 라고 불리는 이곳숲 속에는 과일농장을 비롯해 각종 야채밭, 양어장, 포도주 양조장, 그리고 버펄로 목장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농장이 곳곳에 널려 있다. 가을이면 형형색색의 단풍 속에서 온갖 과일이 무르익고 美國사람들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포도주가 숙성을 시작한다.
로우던 카운티 지방정부는 이처럼 곳곳에 산재해 있는 농장이며 목장들을 한데 묶어 관광상품으로 만들어냈다. 로우던 카운티는 해마다 10월 마지막주 토.일요일 이틀동안으로 날을 정해 농장의 빛깔을 즐기는 관광 이라는 의미의 팜 컬러 투어 라는 테마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이 프로그램은 모두 16개소의 농장과 목장, 양어장, 양조장을 하나로 묶고 있다. 카운티 정부는홍보물을 직접 제작 배포해 가을 한철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
사과농장, 화훼농장, 호박밭에서는 관광객들이 직접 사과를 따고 꽃을 꺾으며 호박을 딴다. 포도주 양조장에서는 포도주를 담은 참나무 통이 즐비한 포도주 동굴 관광이 이어지고 양어장에서는 물고기를 기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가이드 투어가 이뤄진다.
버펄로 농장에서는 영화속에서나 보았음직한 거대한 몸집의 들소 버펄로 를 코 앞에 보면서 버펄로 버거 버펄로 바베큐 를 포식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로우던 카운티의 관광프로그램은 美國농촌에서 볼 수 있는 온갖 형태의 농사를 두루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같은 美國농촌의 관광사업 사례는 농촌의 생활과 농촌의 산물 그 자체가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실의 풍요로움과 수확의 기쁨 자체가 도시인들에게는 좋은 상품이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속에는 농촌을 농촌답게 가꾸고 보존하려는 농민들의 지극한 정성이 배어있음은 물론이다.
〈워싱턴.孔薰義특파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TK를 제조·첨단 산업 지역으로"…李 청사진에 기대감도 들썩
민주 "김민석 흠집내기 도 넘었다…인사청문회법 개정 추진"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