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권街道-자민련 金鍾泌총재

"內閣制 카드로 정권창출 저울질"

여당 대권주자의 한사람인 박찬종(朴燦鍾)신한국당고문이 최근 신한국당은DJP 1.5와 싸우는 셈 이라고 말해 야당, 그중에서도 특히 자민련의 심기를 건드린 바 있다. 박고문의 표현대로라면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는 1 이지만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는 0.5 에 불과하다.

대권후보로서의 김총재를 두고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는 요즘 정작 김총재자신은 칩거상태다. 젊은 시절부터 김총재를 괴롭혀왔던 어깨통증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어 서울 근교호텔에 머물면서 쉬고있다. 자천타천의 대권후보들이저마다 인맥만들기, 세불리기, 이미지만들기에 분주하게 뛰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70을 넘긴 노인이라는 안팎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만 한 김총재지만 쉽게 떨치고일어나지 못하는 사정을 보면 김총재가 미국의 한 시인의 시구를 인용해 사람은 세월을 거듭하는 것으로 늙는 것이 아니라 이상을 잃을 때 늙는다 고 아무리 강조해도 그리 설득력을 얻기는 어려운 형편인것도 같다.

대통령제에 대한 국민의 선호도가 강한 현실에서 김총재가 던져놓은 카드는 내각제다. 그리고 내각제는 신한국당이나 자민련 어느 한쪽만을 겨냥한 것이아니다. 안팎의 사정상 두당 모두 쉽게 외면할 수 없는 카드다.

신한국당의 경우 문민정부이후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때문에 정권재창출의 절박성을 더하게 된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임기중개헌불가를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지만 3당합당이나 5.18 특별법제정과정을 되새겨볼때 개헌여부에 대해서 이론의 여지가 생긴다.

집권여당이 어차피 대선에서 지역구도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고 또 지역구도상 현재 거론되는 후보중 어느 누구도 1백%%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결론에다다르게 된다면 제2의 안전한 카드에 눈을 돌리게 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도출될수 밖에 없다.

국민회의도 내각제에 솔깃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총선이후 DJ의 확고한 아성이 점차 흔들리는 모습이 노출되고 있는데다 정계은퇴를 번복하고 대권4수에도전하는 이상 더이상의 기회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JP의 카드를 심각하게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야당 후보가 2명이상일 경우 DJ의 대권가능성이 더욱 낮아진다는 것이 정가의 공통된 견해다. DJ가 이원집정부제와 같은 권력분점형 모델을 제시하거나자민련과 공조의 끈을 놓지않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점을 고려한 것임을 두말할나위 없다.

김총재는 여야 모두에게 귀가 솔깃한 카드를 던져놓았다. 누가 받아들일지는현재로서는 예측하기가 쉽지않다. 최악의 경우 양쪽 모두 이를 외면할 수도 있다.

바로 이 점이 김총재가 가진 카드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김총재가 내각제카드를 던져놓기는 했지만 결정권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에서 내각제를 선택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수 있는 결정력을 가진 것도아니다.

최근 자민련에서는 홍보위원회를 가동시키고 다음달께 지방조직정비에 나서는등 대선관련 기획을 진행시키고 있다. 파워JP 라는 슬로건아래 젊고 활기찬JP를 연출하기위한 각종 방안을 마련하고 있고 내각제 홍보책자를 만들고 당보를 일대 혁신하는 등 이른바 JP 대통령만들기에 착수한 모습을 대내외에 선전하느라 바쁘다. 이는 독자적 정권창출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김총재 본인은 이에대해 적극적으로 호응하지도, 말리지도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직은 내각제카드와 독자출마를 양손에 쥔채 저울질을계속하고 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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