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되고 싶었으나 단 한 줄의 시도 적지 않고 날아가는 화살처럼 바쁘게 사는 친구와 화가가되고 싶어 화가가 되었으나 삶의 군더더기가 덕지덕지 묻은 그림을 그리는 내가 밤낚시를 가기로했다.
낚시 장비는 친구가 모두 챙기고 나는 밤에 입을 옷과 김치와 고추장만 챙겼다. 오랜만에 타보는통통배는 물살을 가르며 육지를 떠나 섬으로 향했다. 뱃전을 나는 갈매기를 보며 나는 물가에 매인 말보다 하늘을 유유히 나는 갈매기가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친구는 집에 두고 온 아내와 밤낚시의 묘미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섬에 도착하여 밤바다에 낚시를 드리우니 바다가 마치 고요한 호수 같았고 사방은 적막에 싸여조용하고 어두운 바다에는 찌의 형광빛만 둥둥 떠다녔다.
자유스럽게 살기 위해 그림을 택했으나 작업을 해야 된다는, 먹고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부자유스러운 나와 늘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어느날 훌쩍 밤낚시를 다니는 친구가 대조를 이루고있었다.
그는 밤낚시 자체를 즐거워했고 나는 무언가 두고 온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왜 그럴까? 예술은 바람같은 것인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어디론가 갔다가 다시 돌아올 수도 있고 영영 사라질 수도 있는데 그림에 중독된 것처럼 그 속에서 헤어나질 못하니 아마 도(道)가 덜 닦인 모양이다.새벽을 기다리며 볼락 대여섯마리와 농어새끼 한 열마리를 잡았다. 간단하게 회도 치고 매운탕도끓여서 소주 한잔 했다. 어렴풋이 밝아오는 새벽 바다는 새로운 삶을 예견하는 것 같아서 머리가맑아지기 시작했다. 언제 또 시간이 나면 밤낚시 가서 밤바다를 멍청하게 바라보고 싶다.〈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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