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가치상실의 청소년들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내일의 희망이기도 한 청소년들의 가치관상실과 일부탈선등은 이제 도를 넘었다.

불량배에 맞아 죽은 친구를 실족사(失足死)했다고 집단으로 거짓증언했던 10여명의 중고생에 관한 얘기는 우리사회의 정의와 가치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음을 단적으로 나타낸 것이라 할 수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말은 바르게한다는 사회통념상의 정의감은 희화적(戱化的)인 모습으로 떠오를 뿐이다. 물론 이들학생들은 사실대로 말하면 재미없다는 불량배의 협박에 꼼짝하지 못했다는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심의 가책을 받은 한 학생의 진실증언이 뒤늦게나마 없었다면, 억울한 죽음을 당한 학생의 원혼은 대체 어디서 쉴곳을 찾을 수 있었을까 싶다.

또 대구서는 10대의 동료살인사건이 있었다. 16~17세되는 이들이 애인쟁탈전 끝에 끔찍한 범죄를저지른 것이다. 가해청소년은 잔인한 비디오장면에서 본 그대로 친구를 난자(亂刺)했다고 경찰조사에서 진술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청소년들의 정의감상실과 가치관 전도의 일단을 볼때마다 청소년들의 거울은 기성사회와어른이란 점에 쉽게 생각이 미친다. 사회와 가정 학교에서 본대로 배운대로 자라온 청소년들이기에 이들 잘못의 절반은 사회가 책임져야한다고 보는 것이다.

도대체 우리어른들은 잘못된 청소년들을 질타할 수있는 정의감이나 의협심을 갖고있고, 또 그것을 실천해왔는가 묻고싶다. 10대들을 사회에서 지도 할 수 없는 지경이란 지적이 설득력을 갖고있다. 10대를 훈계했다가 욕지거리를 당한 예나 심지어 주먹질당한 사례도 적지않다. 이렇게 사회가 무력해지고 나약해졌다.

그러면 학교에서의 생활지도는 잘되고 있는지, 묻고싶다. 문제학생이 생길때마다 학교탓만 하는것도 문제지만, 학교가 책임을 느끼지 못한다면 더 큰 문제다. 학교만 책임지라는 것은 물론 아니다. 가정은 어떤가. 자녀들에게 정의감을 심어주는 부모가 과연 얼마나 될까. 남의 일에 괜히 간섭말고 몸조심해라, 공부만 열심히 해라…이런 수준일 것이다.

무력(武力)을 합법적으로 갖고있는 경찰은 또 얼마나 청소년지도에 기여하고 있는지, 차제에 같이되돌아봐야 할것이다. 동네 불량배들의 거동감시, 탈선때는 가차없는 법집행이 이뤄지고 있는지재점검해야한다.

이제 누가 누구를 나무랄 일이 아니다. 사회.가정.학교가 내탓 임을 자각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야겠다. 청소년들에 따뜻한 눈길로 그들의 앞날을 진정으로 걱정하는 자발적인 사회단체들에 지역민들의 참여와 협조, 나아가 정부차원의 지원도 있어야겠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