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잔디위의 낙엽을 조심스레 밟으며 새하얀 드레스모습을 추억속에 담는 밝은 예비신부. 부모손을 잡고 와 제세상을 만난듯 와와 쫓아다니는 한무리 개구쟁이들. 공원의 가을은 이렇게 가볍지않으면서 환희를 준다. 서울의 대공원과 그 옆의 현대미술관은 요즘도 가을손님들로 만원이다. 그래서 공원은 그 도시의 문화수준을 말한다. ▲대구의 도심은 외지사람들의 말대로 덥고 춥고 또볼만한 것이 없다. 그런 숨막히는 도시에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공간이 있으니 그게 중앙공원(中央公園)이다. 열심히 살아오다보니 한가하게 공원을 챙길 겨를이 없었다고 할지모르나 도시의공원은 인체의 허파같은 중요한 존재다. ▲중앙공원은 4천평 남짓한 그야말로 조그마한 공원이지만 그대로는 알찬 역사를 갖고 있다. 경상감영(慶尙監營)이 있던 자리다. 1601년 감영이 안동에서옮겨온후 1910년 한일합병까지 있었다. 그동안 세차례 큰 화재로 소실되는 화도 입었지만 선화당(宣化堂) 징청각(澄淸閣)등이 중건되어 맥을 이었다. 1965년까지 경북도(慶北道)청사로 쓰였고 그후 경북공무원교육원이 있다가 1970년 중앙공원으로 문을 열었다. ▲이 유서깊은 공원이 다시 새단장을 하게된다는 소식이다. 외래수종을 우리고유 나무들로 바꾸고 전통연못도 꾸밀 계획이라고한다. 공사비 30억원을 대구은행이 내년 창사30주년기념사업의 하나로 선뜻 내놓게 됐다니 더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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