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아교육-인성교육 환경 꼼꼼히 살펴야

해마다 12월초가 되면 만3세에서 6세까지 취학전 유아를 둔 가정들은 자녀들이 97년 일년간 다닐유치원을 선택할 때다. 그러나 최근 유아교육계는 부모들의 조기교육에 대한 조급성과 특기교육에 대한 맹목적 추종 등으로 중병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수년전부터 정부가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거론했지만 정작 공교육화는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학부모들의 사교육비에 의존하는 각종 유아교육기관들은 교육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요구에 흔들리거나 적당하게 타협하는 경우마저 없지 않다.

의료계에서는 유아들이 학습지, 조기언어교육, 각종 특기교육에 따른 과도한 부담에 시달리면 유아스트레스·원형탈모증·턱을 흔드는 틱증상을 보이거나 집중력을 잃게 될 우려가 높다고 들려준다.

그러나 유치원장들은 매년 '점심은 해주느냐' '영어를 가르치느냐' '글자를 가르치느냐'는 등 유아교육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고 엄마들의 편리와 가시적인 성과를 재는 문의가 많아서 곤혹스럽다고 털어놓는다.

경북실전 유아교육과 고문숙교수는 "뇌를 발달시키려는 조기교육, 만능 재주꾼으로 키우려는 특기예능교육, 조기언어교육, 만3세가 되면 들이미는 학습지교육 등이 유아교육의 전부인양 잘못 받아들이는 사례가 많다"면서 "유아교육의 본질은 연령·발달단계에 맞는 교육을 차근하게 펴나가는 것"이라고 잘라말한다.

따라서 유치원의 시설·설비·교구가 얼마나 안전하며 발달에 적합한지, 원장이나 교사의 교육철학은 바른지를 따지지않고 유치원의 외형적인 면이나 명성을 맹목적으로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고 들려준다.

"부모들의 욕심이 지나치면 유아기에 꼭 필요한 경험을 박탈당하기 쉽다"는 고교수는 "유치원 교육의 근본 목적인 사회적 능력을 발달시키는데 적절한 환경이 조성돼 있는지를 먼저 따져라"고조언한다.

때로는 혼자서 놀이를 하고 싶고, 때로는 소집단에 속해있기를 원하는 유아들이 함께 성공적으로놀이를 하기위한 역할놀이·쌓기놀이·목공놀이·대근육활동을 위한 환경이 꾸며져있는지, 자격있는 원장이 학부모들과 영합하지 않고 소신있게 교육을 펴나가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성교육을 중요시하는 유치원이 주식이라면 각종 특기교육이나 재능교육은 부식에 비유될 수 있다는 관계자들은 부식을 너무 많이 먹이기보다 주식을 잘 먹도록 배려해야 유아들의 균형있는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힌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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