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한약값 내려야 한다

한약분쟁이 있을 때마다 시민들은 한약을 취급하면 도대체 얼마나 이익이 있기에 그렇게 심하게다투는가, 의아스럽게 여겼을 것이다. 물론 한약분쟁의 핵심은 당국의 한약정책에 있고, 한약의분업이냐, 통합이냐하는 미묘한 쟁점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일반 시민들은 한약값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가져온 터에 한약분쟁이 터지자 한약값에 대한 폭리의혹을 더 크게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한약값폭리의심에 대해 한국보건의료관리연구원의 조사결과는 한약값 폭리가 사실임을 나타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내년부터 시행키로 한 한약가격적정고시제(告示制)의 기초자료로 활용키 위해 조사의뢰한 것인데, 결과는 비싸도 너무 비싼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연구원은 서울지역의 약국및 한의원 각 30군데를 표본추출, 지난 6~8월사이에 약값을 조사한 결과 적정가의 65~86%%나 높은 바가지요금을 받아온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한약사자격증을 가진약사가 조제가능한 갈근탕 십전대보탕등 1백처방의 제(20첩)당 적정가격은 평균 3만8천3백원이었으나 시중가격은 7만1천3백50원으로 86.2%%가 비쌌다.

약국 1백처방을 한의원에서 조제할 경우 평균적정가는 약국보다 46.9%% 높은 5만6천2백72원으로조사됐는데, 이는 인건비와 재료비 가감등을 감안한 것이라 한다. 한의원에서 취급하는 주요처방53개의 제당 평균 시중가격은 12만~14만원선이었으나 조사 적정가격은 7만2천6백원~8만4천7백원으로 적정가격보다 40~60%% 비싼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 한의원에서 조제하는 십전대보탕의 경우 시중가는 12만~14만원선이었으나 적정가격은 8만9천~10만7천원대로 산출됐다. 녹용을 사용한 보약처방 9가지의 평균 적정가격도 12만6천~31만8천원이었으나 시중가격은 25만~3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표본조사가 서울지역에 국한된 것이어서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단정키어려우나 적정가격 보다는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받아온 것은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조사는 재료비.인건비.건물임대료.관리비.조제료.적정이윤등을 근거로한 산출이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어느 직종 어느 분야이든 폭리와 과분한 수입은 사회전반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사회불안요인이되기도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약을 취급하는 약국과 한의원에서는 이번 조사에 납득할 만한반론을 펼수 없다면 적정가격 으로 약값을 내려야 할 것이다.

나라 전체가 경제회생에 몸부림치고 있는 터에 어느 한 업종만 지나친 이익을 챙긴다는 것은 안될 일이며, 더구나 국민건강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적절한 조치가 있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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