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의 부도율. 지역 주력산업인 섬유의 붕괴. 낮은 부가가치와 높은 소비성향. 대구경제가왜 이렇게 됐는가.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구조적 한계에다 재고는 넘치는데 팔 곳은 없고 투자의욕까지 상실돼 있어현 상태로서는 탈출구가 없다. 어제오늘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수십년 누적돼 온 결과라서 어떤처방도 단기적인 효과를 볼 수 없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현재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섬유는 국제시장에서 제 값을 받아 본지가 옛날이다. 직물수출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피치스킨(PEACH SKIN)은 야드당 최소한 1·5달러는 받아야 하지만 현재 1달러 이하로 수출하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대구상의 임경호 조사차장은 "섬유업체들의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손쉬운 품목만 양산한데서 업계의 불황이 시작됐다"며 "국내업체끼리의 덤핑 과당경쟁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경북대 김영호교수(경제학)는 섬유 기계 건설등 대구경제 전반의 실상을 좀 더 신랄하게 비판했다.
"지금까지 대구지역은 호황일때 돈 벌어서 연구개발보다 부동산투기나 소비하는데 써버리고 불황일 때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는 김교수는 "최소한 매출의 2~3%%는 연구개발비로 투자해야 하는데 지역기업들은 대부분 1%%도 투자하지 않아 성장이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 김교수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한 미봉책으로는 어떤 도움도 될 수없으며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지원을 기대해서도 안된다고 못박았다.
대구경북개발연구원 김한규 상임위원(계명대교수)은 "그동안 구조조정 문제가 수없이 제기돼 왔으나 기업들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해온것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며 "한계기업은 정리하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대은경제연구소 서영택소장은 "손해를 보면서도 수출해야 하는 섬유업의 실상이 문제다. 이는 기술개발을 등한시하고 고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생산하지 못했고 이로인해 후발개도국들의 거센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은 없는가. 전문가들은 벼랑 끝으로 몰린 지역경제지만 회생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데 인식을 같이 한다.
대구상의 박경태 사무국장은 "정부가 우선 1천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해 윗불은 꺼야 하며 다음수순으로 대구시 업계 금융기관등이 중심이 돼 '섬유회생을 위한 종합대책위원회'를 만들 것"을제안했다.
박국장은 "이 대책위에서 한계기업과 회생가능기업을 분류해 지원이나 업종전환등을 과감하게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대 김교수는 "지금을 구조조정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도태될 기업은 과감히 도태시키되 벤처 비즈니스기업(매출의 5%%이상을 R&D에 투자하는 기업)은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또 대기업을 적극 유치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처방을 내렸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인은 "단기적 처방을 안내놓는 것이 가장 적절한 대책이다. 시련기를 겪어 살아남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고부가가치와 다품종 소량생산,의류패션등이 일어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崔正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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