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가 침체한 가장 큰 원인이 경쟁력 저하에 있음은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기업과 정부·국민 모두가 경쟁력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국민경제의 가장 큰 몫을 가진재벌들만은 이같은 국가적 노력에 건성으로만 대처하고 있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 우리경제가 단기적으로 회생하려면 기술력이나 자본면에서 앞서고 있는 재벌기업들이 먼저 경쟁력 높이기에 솔선해야 할것이나 그보다 문어발식 기업 확장에 더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은 여간 실망스럽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부터 50대그룹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총1백54개 조사대상업체중 무려 97개사가 21개 재벌그룹의 위장계열사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적발된 업체중 73개사가 30대그룹에 속했고 그중 13개 재벌의 계열사로 밝혀져 상당수의 재벌그룹이 문어발식 기업확장을숨겨온 것으로 드러난것이다. 지난 10월의 조사에서 적발된 30대그룹의 4개 위장계열사를 더하면총 77개로 늘어나는 셈인데 이는 93년의 첫조사때 29개 위장계열사가 노출된 것과 비교하면 4년동안 엄청난 규모로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밝혀진 위장계열사 가운데 규모가 큰 업체들도 있지만 절반에 가까운 36개 업체가 매출액 1백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이고 보면 업종전문화나주력상품 개발등 경쟁력향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수 있다.
재벌들의 위장계열사 소유이유는 대체로 30대 기업집단에 대한 각종 규제회피, 부실거래회사의인수에 따른 불가피한 경영지배, 중소기업형업종경영등 세가지다. 이같은 이유 가운데 규제회피는경우에 따라 재벌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기에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부실회사인수에 따른 지원이나 중소기업형 업종진출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내용들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해외에 팔수 있는 상품이 없다고 한다. 이는 국내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못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고객의 구미에 맞는 신상품을 개발하고 원가를 절감시키는 기술력과창의력을 가지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 그러려면 재벌그룹부터 업종전문화나 주력상품개발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상품개발에 혼신의 힘을 쏟아야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드러난 상당수의 재벌들이 아직도 경제력 집중에 더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해당기업의 앞날은 물론 우리경제의 회복전망을 어둡게 한다. 정부는 개벌기업에 지속적으로감시를 강화함으로써 타율적으로나마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해야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모호한계열사기준도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비함으로써 재벌들이 이를 악용, 위장계열사를 확장치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확실히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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