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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한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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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가장 공평한 것은 시간이다. 남의 생명을 대신할 수 없듯 남의 시간을 대신 가질 수는 없다. 그러므로 시간은 생명과 같이 귀중한 것이다.

기계문명의 발달은 작업시간을 단축하여 단시간에 많은 일을 해내는 오늘의 우리는 조상보다 더긴 삶을 산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 평균수명 또한 실제로 길어졌다.

올해도 저물어 간다. 남은 생명의 시간이 단축됨을 뜻한다. '내가 이 세상에 올때는 어느 곳으로부터 왔으며 죽어서는 어느 곳으로 가는고! 재산도 벼슬도 모두 놓아두고 오직 지은 업을 따라갈 뿐이네'라는 법구경을 떠올리며 옷깃을 여미어 본다.

죽음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인간은 윤회설을 고안해 내어 전생의 자신을 알기 원하나 돌아갈 곳은역시 지은 업을 따른다고 현인들은 말해왔다.

이 세상에 올때 열달의 예비기간을 거친 우리는 가끔 예고없이 가기도 하는데 이 또한 창조주의평등한 선물로서 매시간을 긴장시킨다.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가운데 남은 인생을 덤으로 살므로 무조건 고맙고 하루하루가 소중하다고함을 들을 수 있다. 아니면 이 순간 죽을 고비에 처한 중생도 있다.

생년월일이 같은 이가 있듯 돌아가는 순간이 일치하는 이들도 많다. 열악한 환경에 태어나 어렵게 산 사람이나 부귀영화에 묻혀 호강하고 사는 사람이나 오로지 지은 업을 따라 저 세상을 선택할 뿐이다.

입시전쟁에 생명을 소진하고 헛된 부와 명예를 좇아 귀중한 하루하루를 탕진해온 우리, 가는 해를 보내고 오는 해를 맞으며 남은 생명의 시간에 어떤 업을 쌓을 수 있는지 각자의 위치에서 차분히 생각할 때이다.

〈대구효성가톨릭대교수·여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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