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형수 양동수씨 참회록 출판기념회

"어머니. 사형되면 뼈에 밥풀과 꿀을 발라 까막까치 밥으로 뿌려져 죄갚음을 하라는 유언을 어기고 오늘 이자리에 섰습니다"

26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옥포면 기세리 비슬산 자락의 무연고 사형수 묘역. 사형수 였다 어머니의 눈물겨운 옥바라지가 알려져 무기수로 감형되고 21년 복역후 지난 2월 출소한 양동수(梁東洙.46.부산 자비사 법사)씨가 참회록인 어머니의 등불을 가슴에 걸고' 출판기념회를 가졌다.양씨가 이곳을 출판기념회 장소로 택한 것은 어머니의 옥바라지 사실을 사형수의 아버지' 박삼중스님에게 알려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방영근씨(76년 사형)가 묻혀 있었기 때문. 양씨 구명운동은 79년 당시 매일신문이 첫 보도해 점화됐었다.

마침 이날이 감방에서 참새 2마리를 키우며 속죄하다 형장의 이슬이 된 방씨의 제삿날.출판기념회는 박삼중스님과 영남지역 불자 1백50여명의 염불,스님들의 바라춤,양씨의 참회사 순으로 이어졌다.

"이미 한 줌의 흙이 돼 있어야 할 사람이 출판기념회를 갖는다고 법석을 떨어 송구합니다. 남은생애 남을 위해 살아라는 어머니의 말씀대로 봉사하며 고행의 길을 가겠…"

비명(碑銘)도 없이 풀조차 말라 초라한 묘지 앞에서 참회록을 읽던 양씨는 끝내 울먹였다."범죄에 대한 유혹이 일면 한번쯤 어머니를 생각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괴질에 걸려 코가 문드러진 어머니지만 양씨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여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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