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0년엔 '컴퓨토피아' 펼쳐진다

정보혁명이 그 속도를 더하고 있다.

컴퓨터와 통신이 결합한 멀티미디어. 세계를 하나로 묶는 인터넷. 7가지 기능을 하나의 카드에 담은 전자주민증. 지구 어느 곳에서나 통화가 가능한 제3세대 이동통신 플림스. 몇년전만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변화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

이 물결은 정보통신분야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결합은 생활전반에 엄청난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증권사에 다니는 김과장의 하루는 컴퓨터의 모닝콜로 시작된다. 6시가 되면 "일어날 시간입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기상한다.

김과장은 컴퓨터가 놓인 책상으로 가면서 "오늘 처리해야할 일을 읽어라"고 명령한다. 주인의 음성을 인식한 컴퓨터는 그날의 일정을 보고 한다.

"오늘은 2000년 1월 3일 월요일입니다. 자동차보험이 오늘로 만기입니다. 오전 10시에는 계산물산박과장과 업무약속이 있고 점심은 고교동창생 김근수씨와 하기로 돼 있습니다. 현재 컴퓨터와 외부통신시스템, 가전제품과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컴퓨터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모습은 더이상 공상과학영화의 한 부분이아니다.

컴퓨터 혁명이 만들어낼 2000년대 초반의 실제상황이다.

지난해 등장한 음성인식컴퓨터는 키보드로 상징되던 '손끝정보시대'가 끝나고 모든 일을 말로 처리하는 '입술정보시대'가 개막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지금처럼 컴퓨터를 다루기 위해 사용법을 익힐 필요가 없다. 노약자도 어린이도 컴퓨터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의 음성을 이해하는 응용프로그램이 PC의 기본형으로 자리잡기때문이다.

원하는 일을 하기위해 컴퓨터를 켜고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자료를 불러들이는 일을 컴퓨터가대신한다.

PC는 또 가정에 있는 모든 가전제품을 조정하는 관제센터의 역할을 하게 된다. 실내 조명과 온도, 커튼과 태양열기능과 방범체계등이 컴퓨터로 자동 조절된다.

2005년부터는 국경을 가로지르는 정보고속도로가 바로 집안에까지 깔린다. PC는 바깥세상에 있는온갖 정보를 실어나르는 일을 맡고 이를 편리하게 쓸수 있도록 한다.

컴퓨터로 주식정보를 살펴보고 은행업무를 처리하고 전자신문을 통해 최신의 소식을 살피는 것이일상생활의 한부분이 된다.

인터넷과 결합되면 PC의 가능성은 무한대로 넓어진다. 세계의 대학이나 전자도서관과 인터넷으로연결돼 있으며 필요한 자료를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다.

컴퓨터와 통신의 결합이 만들어 내고 있는 정보혁명은 가정을 컴퓨토피아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컴퓨터는 사람에 의해 작동되는 기계에 불과했다. PC의 자판이나 프로그램사용법을 익혀야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등장할 컴퓨터는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컴퓨터로 바뀐다.미(美)MIT 미디어랩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표정을 읽어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생각하는컴퓨터'(Things That Think'를 개발하고 있다.

세계 40여개 컴퓨터 관련업체의 후원을 받고 추진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기계가 기계끼리 의사교환을 하며 사람을 대신해 모든 일을 처리해주는 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토스터 손잡이 신발 등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가전기기와 물건에 센서와 컴퓨터를 내장하고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기계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주인(사람)의 요구를 읽어내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미 스탠퍼드대학에서는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눈동자 움직임으로 컴퓨터 커서를 이동시키는 기술과 불완전한 음성을 완전한 문장으로 인식하는기술 등을 활용, 장애인들도 쉽게 컴퓨터에 접근할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이 스탠퍼드 대학에서추진하고 있는 아르키메데스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가 완결되면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언어장애자, 전신마비와 같은 지체장애자도 정상인과 똑같이 불편없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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